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인식하고 분류하려 해왔습니다. 성격 유형에 대한 관심은 시대마다 다른 이름과 개념으로 나타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자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혈액형 성격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MBTI와 사주 일간 등 새로운 개념의 성격 분류가 등장했습니다. 관심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접근 방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MBTI에서 에겐/테토로의 변화MBTI가 한동안 유행하다가 결국 T(사고형)와 F(감정형)의 차이로 분류가 단순화되더니, 최근에는 '에겐'과 '테토'라는 새로운 분류 기준이 등장했습니다. 에겐은 에스트로겐, 테토는 테스토스테론을 뜻하는 것으로, 각각 여성성과 남성..

예술이란 무엇인가예술이란 무엇일까요?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자들이 답을 내려고 노력했고, 지금도 노력 중인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서 파생되는 또 다른 의문 중 하나가 '예술은 현실과 동떨어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것입니다.예술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예술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을 그린다, 노래를 부른다, 춤을 춘다, 조각을 한다 등이 대표적입니다. '고상하고 복잡한' 예술의 정의에서는 이 세상의 모든 행위가 예술이 될 수도, 아니면 하나도 예술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행위라는 측면에서 보면 그나마 예술은 아닐지라도 예술 행위를 하는지는 알 수 있습니다.물론 무조건 그림을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고 예술이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코인노래방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노..

트럼프의 관세전쟁이 점점 그 목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기본 10% 이상의 관세를 전제로 각국과 협상을 시도하면서 그동안 맺었던 미국과의 여러 무역 협정을 종잇장으로 만들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조약 조문 하나에도 수많은 논의와 논쟁이 동반되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을 텐데, '트럼프'라서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그의 의도대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습니다. 당초 관세를 부과할 때만 해도 미국 내 인플레이션 때문에 관세를 철폐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미국 내 물가상승률은 관세 부과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는데, 이는 물가를 구성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비용이 떨어지면서 다른 비용 상승을 상쇄하여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을 억제한 것입..

한 종목에 '몰빵' 투자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분산투자가 중요하다는 데에는 거의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많은 투자자들의 계좌에는 한두 개 종목만 담겨 있습니다. 시장이 좋아 보이면 가진 자금을 가장 관심 가는 종목에 몰아넣고,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며 흐뭇해합니다. 하지만 조정이 오면 당황하고, 가장 수익률이 높던 종목을 생각하며 쉽게 팔지 못합니다. 이후 주가는 더 하락하고, 어느새 수익은 손실로 전환됩니다. 이제는 본전만이라도 건지기를 바라지만, 주가는 오르락내리락하며 투자자의 인내심을 시험합니다. 지친 끝에 손실을 감수하고 매도하면, 아이러니하게도 그제서야 주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경험을 반복하며 우리는 주식시장이 ..

들어가며: 평화 시대의 전시형 세금 체계? 세금과 관련되어 많은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없을까 생각해보다가 최근에 유튜브로 봤던 '영웅시대'에서 1960년대가 전시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기억이 났습니다. 우리나라의 세금 제도가 언뜻 보면 일반적인 선진국의 조세 체계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치 전시 상황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이 많이 발견됩니다. 왜 평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나라의 세금 체계가 전시 상황의 그것과 닮아있을까요? 이 글에서 이 흥미로운 주제에 대해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간접세의 높은 비중: 전쟁과 조세 전략 일반적으로 전시에는 국가가 빠르게 많은 세금을 거둬들여야 하기 때문에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부과할 수 있는 간접세의 비중을 높이는..

‘치료’보다 ‘선택’이 먼저가 되는 시대 한동안 국민건강보험과 관련된 글을 썼습니다. 결론은 단순합니다. 국민건강보험은 유지되지 않을 것이고, 그것은 곧 우리가 아플 때 ‘치료’보다 ‘선택’이 먼저가 되는 시대가 온다는 뜻입니다. 이 결론이 맞든 틀리든, 중요한 건 그런 방향으로 가는 징후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징후들은 점점 더 우리 삶의 아주 가까운 자리까지 침투해 들어오고 있습니다.겉은 조용하지만, 속은 급변하는 의료체계 작년(2024년) 5월부터 지금까지 의료 환경에서 일어난 변화들을 살펴보면, 표면은 조용해 보여도 그 내부는 급속히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대 증원 문제는 겉으로는 3058명으로 원상복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그 사이 실손보험..

우리는 하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짧게는 맛있는 것을 먹고 잘 자고, 활기찬 생활을 하고 싶어합니다. 길게는 재산을 늘리고, 이름을 알리고 싶은 욕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특히 코로나 이후부터, 사람들은 과연 하고 싶은 것이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사회 전체를 지배하던 목표였던 '선진국' 진입은 2010년대 중후반에 달성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제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선진국이 되고 나서 보니, 강대국이 되어도 머리 아픈 문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선진국이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줄 알았지만, 오히려 양극화, 저성장, 관계 단절 같은 수많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여기서 더 좋아지기 어렵다"는 집단적 인식이 사회의 역동성을 무너뜨..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박스권에 갇히는 이유를 설명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 표현은, 한국 증시가 구조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는 인식을 담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분할상장, 주주 권리의 무시, 불투명한 기업 정보, 공매도와 같은 시장 내부의 문제부터 남북대치 상태나 지정학적 리스크 같은 외부 요소까지—주식 시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리스크로 꼽을 수 있는 건 다 포함된 듯한 느낌입니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이런 문제들은 다른 나라의 시장, 특히 잘 나간다는 미국이나 유럽 주식시장에도 어느 정도 존재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시장이 활황일 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이 거의 언급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