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서 마주한 변화간만에 광화문 교보문고를 찾았습니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여전히 자기계발서와 경제경영서적이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로 유명 작가들의 신간과 정치인들의 책이 중앙 통로 양쪽에 진열되어 있습니다.이번 방문에서 유독 눈에 띈 것은 책의 주제나 디자인이 아닌 두께였습니다. 문학 서적 코너의 책들이 예전보다 가볍고 작아진 것 같았습니다. 처음엔 문학 코너만의 특징인가 싶었지만,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나마 두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파이썬이나 노코드 도구 같은 기술 분야와 과학 분야 책들뿐이었는데, 이마저도 300페이지 안팎의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과학서적 하면 벽돌만큼 두껍고 큰 책들이 떠오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책이 점점 얇아지고 작아지고 있는 것..

사람들은 사회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나와 타인의 차이를 인식하고 분류하려 해왔습니다. 성격 유형에 대한 관심은 시대마다 다른 이름과 개념으로 나타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사이자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2000년대 초반까지 유행했던 혈액형 성격론은 과학적 근거가 없음에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MBTI와 사주 일간 등 새로운 개념의 성격 분류가 등장했습니다. 관심의 본질은 동일하지만 접근 방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입니다.MBTI에서 에겐/테토로의 변화MBTI가 한동안 유행하다가 결국 T(사고형)와 F(감정형)의 차이로 분류가 단순화되더니, 최근에는 '에겐'과 '테토'라는 새로운 분류 기준이 등장했습니다. 에겐은 에스트로겐, 테토는 테스토스테론을 뜻하는 것으로, 각각 여성성과 남성..

커피 원두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 벌써 15년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당시만 해도 커피라고 하면 믹스커피 외에는 떠올리기 힘든 시기였습니다. 원두커피는 카페에서 가끔 맛볼 수 있는 정도였고, ‘커피’라는 음료 자체에 대한 인식도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절에도 커피 소비량은 결코 적지 않았습니다. 믹스커피, 인스턴트 커피, 캔커피 등 다양한 형태로 이미 많은 이들이 커피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처럼 전문 커피점이 없었을 뿐입니다. 드립커피가 대중화되고, 커피 원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익숙하지 않은 커피 원산지의 이름들을 접하기 시작합니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하와이 정도는 들어봤지만, 엘살바도르, 자메이카, 탄자니아 같은 나라는 생소하게 느껴졌을 것입니다. ..

1인 출판이 늘어나면서 저술, 편집, 인쇄, 배본까지 다 맡아서 하시는 분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알만한 출판사에 맡기면 정해진 인세를 받습니다. 대신 출판하는 책의 상품가치나 편집 난이도에 따라 운이 좋음녀 권당 1만 원의 원가를 부담하는 정도에서 정말 좋은 책이라면 아예 출판사가 모든 비용을 도맡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1인 출판에 대한 관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내가 다하면 인세 개념 대신 면세품인 책을 팔아서 얼마를 남길지만 고민하면 됩니다. 출판을 홍보 등 다른 목적을 두고 진행한다면 이마저도 상관없는 이야기입니다. 1인출판의 현실은 결국 혼자서 다 해야 하고, 요즘 인기 있는 전자책, 즉 이북(e-book)도 스스로 만들어야 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 이후, 출판계와 서점가에는 오랜만에 훈풍이 불고 있습니다.인쇄소는 야근을 불사해 책을 찍어내고, 서점 앞에는 책을 사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서기도 했죠. 이런 진풍경은 그동안 조용했던 책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반가운 일입니다.텍스트힙(Text Hip), 독서가 힙해진다 요즘 SNS에서는 '텍스트힙(Text Hip)'이라는 표현이 회자되고 있습니다.책을 읽는 모습 자체가 ‘멋진 것’으로 인식되고,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처럼 소비되고 있는 겁니다. 무언가를 읽는다는 행위는 오래전부터 책에서 스마트폰으로 옮겨갔습니다.그만큼 독서량의 감소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되었고,이런 과시적 독서라도 책을 펼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합니다.문제는,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 막상..

최근에 스텔라 장의 노래인 'L’Amour, Les Baguettes, Paris'라는 노래를 감명 깊게 들었습니다. 파리에서 유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프랑스어로 만든 노래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파리하면 생각하는 사랑의 도시, 바게트 이런 것이 아닌 자신에게는 젊은 날의 슬픈 사랑의 기억으로 남는다는 내용입니다. 그냥 들으면 프랑스의 샹송 가수가 불렀다고 해도 믿을 만큼 감미로운 노래니 한번 들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이 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파리에 대해 떠올리는 음식 중 하나가 바게뜨라는 것입니다. 해당 곡의 댓글로 누가 '사랑, 성심당, 대전'이라고 적은 것이 많은 호응을 얻었는 데, 꼭 재미로만 볼 것은 아닌 게, 도시를 가장 쉽게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음식입니다. 도쿄는 초밥, 오사카는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