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병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했고, 인간의 변화는 곧 질병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기후변화, 기술발전, 사회체제의 변화는 인류의 삶을 바꾸었고, 질병의 양상 또한 그 흐름을 같이했습니다. 특히 최근 100년간의 변화는 이전 수천 년을 압도할 만큼 거대했으며, 질병의 형태와 이를 대하는 우리의 방식 역시 근본적으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이 글에서는 현대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을 '확정적 치료(Definitive Treatment)'와 '확률적 건강관리(Probabilistic Health Management)'라는 두 가지 분석틀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합니다. 확정적 치료가 원인이 명확한 질병을 진단하고 표준화된 방법으로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확률적 건강관리는 명..

들어가며: 하나인 줄 알았던 '연구'연구원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을 때, 저는 '의학연구'가 단일한 하나의 흐름인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논문을 찾고, 동물실험을 하고, 사람들을 관찰하고 데이터를 얻는 것을 하나의 연속된 과정으로 여겼습니다. 국책연구원에서 6년간 사람 대상 연구를 하면서, 동물실험은 전임상, 사람 대상 연구는 임상연구로 구분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임상을 9년간 하고 나서 기초 연구를 하게 된 지금, 이 둘 사이의 간격이 상당히 크고 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네트워크 약리학을 공부하며 기초연구의 세계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고, 그동안 주로 임상연구에 몰두했던 경험과 비교해보니 흥미로운 차이점들이 보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 차이점들을 살펴보고, 두 분야가 어떻게 서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한의학 표준화의 딜레마한의학 연구에서 '표준화'는 오랫동안 뜨거운 화두였습니다. 같은 환자를 진료해도 한의사마다 다른 진단명을 내리는 것이 일상이었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여겨지는 사상체질조차 전문가 간 진단 일치율이 70%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진단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정밀도였습니다.이러한 현실은 한의학계에 양가감정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편으로는 연구 대상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근거가 되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정확한 진단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현실에서는 KCD(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기준으로 진단 및 보험청구를 하고, 한의사 각자가 활용하는 이론 체계에 근거해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표준화 미비가 가장 두드러지는 영역은 한약 처방입니다. 심평원의 삭감 정책이 ..

AI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하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마치 타자기로 문서를 작성하다가 워드프로세서로 작업을 처음 했을 때의 심정, DOS의 검은 화면을 보다가 윈도우의 그래픽 환경을 처음 봤을 때의 놀라움을 AI를 통해 오랜만에 느끼고 있습니다. 점점 많은 사람들의 생활 속에 녹아들고 있는 AI, 저 역시 당연히 여러 분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그중 최근 가장 큰 도움을 받은 분야는 글쓰기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힐들어하는 불안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데, 이전에도 책을 쓰고 전자책을 만들어봤지만 AI의 도움을 본격적으로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리고 많은 변화를 느꼈습니다.작업 방식의 혁신대표적으로 Sigil을 통해 작업할 때, 각종 디자인을 CSS 코드로 바로 ..

업무 특성상 통화를 할 일이 꽤 있습니다. 지인과의 통화부터 상담까지 다양하며, 처음에는 폰을 한 손으로 일일이 들고 몇십 분씩 통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블루투스 이어셋이나 헤드셋을 쓰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여러 제품들을 써본 경험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1. 폴리(구 플랜트로닉스) 처음 플랜트로닉스를 접한 것은 보이저 레전드 프로였습니다. 그 이전에도 플랜트로닉스 제품을 쓴 것 같은 데 기억이 안 나네요;; 여하튼 최근에 쓰기 시작한 것(이라고 읽고 포장도 안 뜯은 채로 거의 10년)은 보이저 레전드입니다. 플랜트로닉스 제품은 공통적으로 통화 음질이 좋습니다. 한쪽에만 착용하는 것은 호불호가 갈릴만 하지만 휴대가 간편합니다. 보이저 5200도 괜찮습니다. 위 제품은 일반 전화기와 연결하면 수화기..

최근 두 종류의 스마트워치를 사용하며 느낀 점과 생각을 중심으로 스마트워치 사용 경험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스마트워치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갤럭시 초기 모델은 설정이나 사용법이 깔끔하지 않았고, 맥박이나 활동량 측정 기능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핏빗처럼 걸음 수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가볍게 착용할 수 있는 기기가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후 스마트워치는 제 손목에서 멀어졌고, 다시 사용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마트워치를 다시 찾게 된 계기는 잦은 통화 누락 때문이었습니다. 문자나 전화가 올 때 휴대폰을 보지 않거나 다른 곳에 두면 놓치는 경우가 많아 스마트워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알림 기능만 원했기 때문에 갤럭시 워치와 같은 고가 모델은..

AI의 발전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유료로 사용하던 AI보다 지금 무료로 제공되는 모델의 성능이 더 뛰어나며, 이마저도 곧 낮은 성능으로 평가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만큼 AI는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AI는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일부 전문가들만 활용하던 기술이 이제는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수많은 분야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화 ARS 시스템은 AI가 대부분의 문의를 처리할 정도로 발전했고, 전자책 시장에서는 AI 생성형 서적이 따로 분류될 정도로 AI 기반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대체가 어려울 것이라 여겨졌던 분야에서도 AI의 활용이 확산되었으며, 특히 코딩이나 정보통신과 같은 AI와 밀접한 산업에서는 이미 거대한 변화가 시작되었습니..

작년부터 전자책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SAM 구독 서비스를 쓰고 있는 데, 이북리더기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구독 서비스 이용권은 이북리더기 구입 전부터 있던 것과, 리더기 패키지로 온 것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SAM 무제한과 프리미엄으로 나뉘는 데,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아래에 간략하게 이용 소감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전자책으로 독서의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은 다릅니다. 책이라는 이름을 같이 쓰지만 전혀 다른 물건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당장 전자책과 종이책을 만드는 도구부터 차이가 납니다. 단순화 시켜서 설명하면, 종이책은 그림책의 연장이고, 전자책은 홈페이지의 연장입니다. 당장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쓰는 HTML 코드로 전자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