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병학2022. 5. 30. 10:14온병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甘寒淸熱 潤補渗濕 온병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위와 같이 이야기할 수 있다. 달고 차가운 약으로 열을 식히고, 윤성 약재로 보하고, 습은 스며들게 하는 것이 기존 학설과 다른 온병만의 핵심치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그 상위에는 진음의 보존(存津陰)을 전제한다. 진액이라고만 얘기하면 땀만 생각하고, 더울 때 쉽게 흘리는 땀 때문에 중요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진음이라는, 진액과 음액의 합성어를 쓰고자 한다. 현대의 질환은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모두 진음의 문제이다. 역류성식도염, 당뇨, 고혈압, 치매, 암은 진액과 음액의 부족으로 발생한다. 물론 온열병 기전을 거치지만 진음의 손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멀리는 산업혁명 이후 밤의 휴식을 빼앗긴 것에서부터 시작하고, 가까이는 수면을 담보로 일하는 시..

온병학2022. 5. 16. 11:00진액론

진액은 정, 기, 신 등 한의학 생리 체계를 구성하는 요소에서 상대적으로 덜 중시된 경향이 있다. 동의보감부터 정기신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고 진액은 땀에 한정해 서술을 했다. 신장이 액을 주관한다는 이론적 근거가 있음에도 적응증을 좁혀 놓은 것이다. 치료법으로도 자한에는 익기고표를 목표로 황기제를, 도한에는 청열제가 위주이고, 진액 보충은 거의 없었다. 인식의 한계와 함께 숙지황말고 마땅한 보음제가 없던 것도 원인이다. 동의보감뿐만 아니라 온병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대부분 의가들은 진액을 보존하는 치료법에 관심이 적었다. 진액의 문제는 부차적인고, 질병의 원인을 제거하면 진액의 문제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 본 것이다. 농업 사회에서는 해가 떠 있을 때만 일을 할 수 있고, 해가 지면 잠을 자거나 쉬어..

오즙음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5. 7. 12:23오즙음의 임상 활용

오즙읍 梨汁 荸薺汁 鮮葦根汁 麥冬汁 藕汁 오즙음은 온병조변에 실린 처방으로 태음온병에 끈적한 침이 있을 때 쓰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배, 남방개, 갈대, 맥문동, 연근(또는 사탕수수)의 즙을 짜서 복용한다. 약재의 용량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조절해 처방한다. 기본적으로는 차게 복용하나 환자가 찬 것을 싫어하면 따뜻하게 중탕해서 복용한다. 온병가들은 진액 보존을 중시했으며, 약물 선택에 있어서도 신선한 약재의 즙을 활용하는 처방이 많았다. 오즙음은 온병조변에서 처방의 하나로 구성한 것이지만 임증지남의안에서는 향부자, 과루, 생강, 빈랑, 해백, 지각, 울금 등 훨씬 더 다양한 약재의 즙을 활용한 의안들이 있다. 즙으로 처방하는 약재들은 약재가 가진 진액 소모를 완화시키는 목적이거나 위음허에 대응하는 경..

온병학2022. 5. 6. 17:45의안 고유 처방: 행인연교탕, 향부소요산

행인연교탕 행인, 연교, 절패모 각 6g, 길경 4g, 박하 3g, 감초 1g 상한론은 표증 또는 표리간 겸병에 대해 상당히 상세하게 기재하고 있다. 온병은 생각보다 표증에 많은 것을 할애하고 있지 않다. 위기영혈 변증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상한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과 극복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상한론으로 처리되는 것은 별도로 기록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상한론 처방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많다. 그럼에도 상한론의 약점인 진액 보존의 문제로 인해 새롭게 처방을 구성한 경우들이 있다. 온병조변의 은교산과 상국음이 대표적인 경우고 의안에서 자주 쓰인 행인연교탕도 그중 하나이다. 처방 구성을 보면 알겠지만 은교산과 연결되는 처방이다. 양격산이나 형개연교탕에서 연교, 길경, 박하를 쓰는 단서가 있고, 온..

온병학2022. 5. 6. 16:53의안 고유 처방: 온양장맥탕, 지행사심탕

온양장맥탕 숙지황 8g 구기자, 복령, 당귀신 각 6g 백출, 육계, 육종용, 인삼, 작약 각 4g, 오미자 3g, 감초초 2g 가장 안정적이고 두루 쓸 수 있는 보제는 십전대보탕이다. 기혈음양 모두 보하면서 보제의 폐해인 니체나 조열을 최소화해서 구성되어 있다. 십전대보탕은 화제국방에 나타난 이후로 가미가 거의 없을 정도로 안정적인 처방으로 활용되어 왔다. 십전대보탕에 다른 처방을 합방하거나 가미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처방 자체를 건드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십전대보탕의 처방 자체를 건드리는 것은 사상의학의 소음인 십전대보탕에서 숙지황과 복령을 백하수오와 진피로 바꾼 정도이고 십전대보탕의 방의를 확장해서 인삼양영탕을 쓰는 경우가 손에 꼽는다. 온양장맥탕은 의안에서 딱 한번 등장했지만 처방의 목적은 분명히 ..

온병학2022. 4. 28. 10:25의안 고유 처방: 섭씨보간방, 별갑출귀음

섭씨보간방 구기자 8 당귀신 6 여정실 용안육 감국 4 감초초 2 간은 참 묘한 장기다. 풍병은 간에 속하지만 상한에서의 중풍은 간과는 거리가 있다. 꽤 오랫동안 뇌졸중에 해당되는 여러 증후들은 중풍 등 풍의 범주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화열이나 담음을 원인으로 하였다. 지금이야 간풍내동이 매우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외부가 아닌 내부의 오지와 칠정의 문제로 인해 안에서 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최근의 이론이고 그 시작이 임증지남의안이다. 중풍 부분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서도 간풍, 내풍에 대한 언급이 계속 나오며, 화수운의 평론에서도 간풍 환자가 매우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그 시절의 의가들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고 임증지남의안에 비판적인 서영태도 간풍은 중풍 중 하나이..

온병학2022. 4. 26. 16:23의안 고유 처방: 섭씨지황음자, 섭씨평보음

섭씨지황음자 숙지황 8g, 육종용, 구기자, 산수유, 석곡 각 4g, 부자 3g, 원지 2g, 석창포 1g 지황음자는 유하간의 선명방론(宣明論方)에 수록되어 있고 동의보감과 방약합편에도 기재되어 있는 처방임에도 그동안 관심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지황음자의 원방은 熟地黃 巴戟 山茱萸 肉蓯蓉 石斛 遠志 五味子 白茯苓 麥門冬 附子炮 肉桂 石菖蒲로 번잡한 감이 있다. 이를 임증지남의안에서 파극과 오미자, 복령, 맥문동, 육계를 뺀 것이다. 중복되는 약성이 대부분이다. 지황음자는 중풍으로 인해 팔다리가 마비되고 언어장애가 있는 것을 적응증으로 하고 있고 임증지남의안에서도 중풍 의안에서 섭천사의 수제가 화수운의 평론이 있다. 지황음자에 대한 설명은 적응증보다는 화수운이 얘기한 '若陰陽並損,無陰則陽無以化,故以溫柔..

온병학2022. 4. 22. 13:46의안 고유 처방: 생맥지황탕, 생맥사군자탕

생맥지황탕 맥문동, 복령 각 8g, 산수유, 산약, 숙지황, 오미자, 인삼 각 4g, 목단피, 택사 각 3g 생맥산은 인삼과 맥문동의 약대에서 출발했지만 오미자가 붙어서 그 자체로 특이성을 나타낸다. 생맥산은 위음허와 비허를 동시에 건드리면서도 보음을 간신에 의존하지 않은 약이기도 하다. 맥문동이 약간 차지만 인삼과 오미자의 온성으로 균형이 맞춰져 있고 차게 먹어도 무방한 처방이다. 약미도 적기 때문에 생맥산은 다른 처방에 통째로 가미 형식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가미에 엄격한 온병가들에게도 생맥산은 중요한 합방 처방이다. 육미지황탕과 생맥산을 합방한 처방도 그중 하나이다. 육미지황탕과 생맥산의 합방은 신기환가인삼맥문동이기도 하고, 위음허와 신음허를 모두 커버하는 좀 더 넓은 의미의 보음 처방이 되기도 한..

온병학2022. 4. 18. 11:05의안 고유 처방: 석곡온담탕, 단곡이진탕, 식풍이진탕

음허와 담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음허가 생기면 음액이 변화한 담음이 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의안에서도 이진탕을 바탕으로 가감한 처방들이 있다. 후세방의 대다수는 이진탕과 평위산을 합방한 평진탕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증상들이 나열된 동의보감의 왕은군 담론이나 십병구담이라는 이야기 또한 동일하다. 당연히 이진탕을 기본으로 한 처방은 수도 없이 많고, 섭천사 자신도 그런 처방들을 잘 활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안의 이진탕 가감방을 소개하는 것은 감한지제와 거담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거담은 조열한 약재를 쓰고, 이는 담음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음액도 공격한다. 이를 완화시키는 것이 입방의 묘라고 할 수 있다. 석곡온담탕 진피 8 죽여 6 반하 6 복령, 석곡 각 4g,..

온병학2022. 4. 16. 14:26의안 고유 처방: 녹각영출탕, 귀각통락음

임증지남의안(이하 의안)에는 기존 처방의 가감 또는 새롭게 만든 처방이 다양하게 기록되어 있다. 섭천사 본인은 처방의 변형을 당연하게 생각해서 별도의 이름을 붙이지 않았지만 반복적으로 썼거나 온병 이론에 근거한 가감방들은 그 자체로 새롭게 정리하고 명명하여 임상에서 활용할 가치가 있다. 동통 처방 녹각영출탕 (鹿角苓朮湯) 복령 12g, 계지 9g, 녹각, 백출, 대조, 생강 각 4g 전반적인 동통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기본방이다. 통증은 이전에는 표증이나 담음에 배속시켜 처방을 구성했으나 의안에서는 따로 기경병을 분리했다. 그 중 독맥병은 녹각이 주관한다는 주장을 하였고, 척추병과 관련된 의안에서 녹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처방 자체는 영계출감탕에 녹각을 가미한 것으로 계지로 경락을 통하게 하고 복령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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