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가 2003년부터 준비되어 2005년부터 활동을 한 것에 비해서 출산율은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몇백조나 되는 예산을 썼는 데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마저도 더 급격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나마 이 정도 예산을 써서 7~8년 전에 도달했을 1명 이하 출산율을 이 정도로 늦춰놓은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심각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연 저출산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아니다'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출산율이 2명이 되었다고 가정해도 현재 20대 이하가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30년간은 저출산의 영향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개발도상국의 출산율도 낮아지고 있으며, 정도차는 있지만 많은 국가들이 1명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더 빠를 뿐입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는 동전의 양면입니다. 길거리에는 젊은 사람들보다 걸음이 느린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당장 고령인구의 부양 문제가 코 앞입니다. 고령화는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니 복지예산을 마구 늘릴수도 없습니다. 모든 국가들이 저출산을 출산율 제고로 대응했다가 실패했습니다. 출산율 하락을 늦추면 다행이고, 반등은 단기간에는 불가능합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를 극복하는 것이 아닌, 자연재해와 같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입니다. 적응과 인내의 문제입니다. 적응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는지는 경제가 얼마나 잘 버텨주냐에 달렸습니다. 나이 들면 모두 죽자는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면 효율적으로 부양을 하면서 출산율을 반등하는 시간을 버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효율적인 부양은 경제성장률 제고에 달려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이미 2017년 논문을 통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경제성장률을 얼마나 높일 지 예측을 했습니다. 정년연장,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노동생산성 증대, 이민확대입니다. 모두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정년연장과 이민확대는 초기에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후에는 효과가 감소합니다. 정년연장은 청년인구의 노동진입을 저해하고, 이민확대는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현재로서 가장 쉽고 효과도 빠릅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M자형 여성 경제활동참여율을 보이는 나라입니다. 결혼을 기점으로 경제활동이 단절되었다가 육아를 마치고 복귀하면서 경제활동률이 높아지는 구조인데, 흔히 '경단녀'라고 하는 사회문제로 나타났습니다. 일본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가 아베 정권의 '1억 총활약'이라는 구호아래 임금격차의 축소를 통해 M자 커브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총요소생산성을 높이는 것도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하는 데,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생산성은 옛날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 높이려고 노력하는 대상입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성장률 감소로 인해 다시 관심을 받게 된 것인데, 주요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70% 수준의 생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규제와 사회적 자본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습니다. 사회적 자본의 여러 요소 중 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가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정부가 이것저것 규제하고, 그마저도 일관성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경제자유도, 법인세, 노동생산성 등도 떨어지지만 유독 격차가 큽니다.
일관성 없는 정부의 규제는 어디에서 시작했을까요? 저는 그 시작을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정부 주도의 경제 성장 신화에서 시작했다고 봅니다. 식민지 지배와 전쟁을 겪고 아무것도 없는 나라에서 정부 주도의 개발로 놀라운 경제 성장의 역사를 쓴 것이 지금 정부 규제의 당위성을 제공하는 단초가 된 것입니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정책을 보면서도 막상 무슨 일이 터지면 '정부가 해결해주겠지'하는 기대를 하는 것도 현실입니다.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공공 마스크를 보급한 것이 최근의 사례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를 방불할 만큼 우리나라는 정부의 영역이 작지 않습니다. 공무원 숫자만 보면 다른 나라와 비슷할지 모르지만, 공무원 역할을 대신하는 이름도 낯선 각종 공공기관까지 포함하면 우리나라 정부는 큰 정부입니다.
문제는 정부 개입의 효과가 줄어들거나 역효과가 나는 데 있습니다. 경제 규모는 정부 주도의 개발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커졌는 데, 정부가 개입하는 분야는 적지 않습니다. 정부의 업무는 규제가 중심입니다. 규제는 대부분 사회적 비용의 증가를 초래합니다. 정부가 일을 잘 한다면 분야별 사회적 비용의 증가/감소를 조율해 전체적인 사회적 비용을 줄이겠지만, 요즘은 별로 기대가 없습니다.
정부로서도 할말은 있습니다. 경제 성장률과 밀접하게 연관된 노동 유연성 증대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쉽게 해고되어 경제적인 약자가 되는 것을 막는다고 할 것입니다. 한 때 노동공급은 많고 수요가 적을 때는 쉽게 사람들이 해고되고 생계를 유지하는 데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 때문에 강화된 각종 해고 방지 대책들은 들어간 사람은 좋지만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할 사람들에게는 장애가 됩니다. 대부분이 청년층이기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하는 데도 장애가 됩니다. 지금과 같이 노동력이 부족해지는 환경인데도 노동의 진출입을 방해하는 규제에 대한 논의는 없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경제 위축을 막으려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증가와 정부 규제의 철폐가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공무원과 공공기관 근무자의 숫자를 절반으로 줄여야 합니다. 정부 인원을 절반으로 줄인다음 그 인력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 규제를 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공무원 시험 지원율이 급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공무원 시험에만 목을 매던 사람들이 다른 일을 찾아가는 것은 환영할 일이고, 정부가 하는 일이 이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도 부여해 봅니다.
출산율을 높이는 것은 당분간 불가능합니다. 최근 한국은행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수도권 집중, 저출산 예산, 혼외출산비중 등으로 짚고 이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으로 맞춘다고 해도 출산율은 최대 0.85명 정도가 올라간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미 출산율은 0.7이 아닌 0.5로 향해가는 데, 불가능하다시피 한 조건을 모두 달성해도 0.85명 증가입니다. 기적이 일어나야 1.5명 정도의 출산율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출산율 반등을 위한 노력은 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출산율 반등을 이룰 수 있는 경제적 체력입니다. 생산성 증가의 가장 취약한 고리인 일관성 없는 정부 규제에 대한 제로베이스 검토가 시작입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규제가 없는 경우 나타났거나 나타날 문제들을 각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에서 들고 나와 사람들을 겁줄 것입니다. 규제의 철폐는 곧 그 영역에 종사하는 인원의 감축이니 쉽게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그렇게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어느 순간 더 이상 놔둘 수 없는 시점이 옵니다. 그 시점이 너무 늦지 않길 바랍니다.
인구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
인구고령화는 경제성장은 물론 인플레이션, 경상수지, 재정 등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인구고령화가 구체적으로 거시경제에 어떻게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경제주체들의 행
www.kci.go.kr
https://www.fki.or.kr/main/publication/globalInsight_detail.do?bbs_id=00034856&category=PT
한경협
한국경제인협회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www.fki.or.kr
https://www.imaeil.com/page/view/2023120516501779524
[뉴스In] 한국은행 저출산 보고서 뜯어보니…사회 여건 개선하면 1.6명까지 늘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이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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