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중동 전쟁이 촉발된 이후 관심이 멀어졌지만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전쟁 위협이 있습니다. 바로 '대만-중국 전쟁'입니다.
여러 군사전문가와 정치인들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고,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까지도 논의되고 있는 현실에서 마냥 전쟁이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전쟁은 승리를 목표로 하지만, 전쟁 그 자체로 얻고자 하는 것이 있습니다.
시진핑은 장기 연임을 확정하면서 그에 걸맞은 성과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장기 연임이 확정되기 전에는 경제성장과 미국과 맞먹는 강대국으로서의 위상을 보여줬습니다. 장기 연임이 가능했던 이유입니다. 코로나 전후로 미국은 이러한 중국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았고, 민주당-공화당 어느 정당과 상관없이 중국을 꿇어 앉히겠다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반도체 기술 격차 확대, 금리 정책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정책 중 하나입니다.
여러모로 시진핑은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일대일로가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안으로는 부동산 거품, 높은 청년 실업률로 공산당에 대한 불만은 쌓여가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경제를 담보로 통제를 허용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인데, 정작 경제가 이 모양이면 반감이 적을 리가 없습니다. 이를 해결까지는 아니더라도 시선을 돌리고, 시간을 끌고, 잘 되면 모든 악재를 일소할 수 있는 것이 대만침공입니다.
대만침공은 미국의 개입을 전제로 한 시나리오에서 중국은 패배하는 것으로 결론이 도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동맹국들이 미국의 동맹 수호 의지를 의심하게 될 것이고, 경제적으로도 반도체 생산의 주요 거점을 잃게 되면 정보통신 산업뿐만 아니라 여러 첨단기술을 이끄는 미국으로서도 타격이 큽니다.
전쟁을 승리가 아닌, 전쟁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면 2027년 대만침공은 가능합니다. 전쟁이 발발하면 2차 세계대전을 준비하던 독일이 그랬던 것처럼 전시물자의 생산으로 산업이 활기를 띌 것입니다. 물론 중국은 인구에 비해 생산되는 자원이 많지가 않습니다. 식량, 에너지가 자급자족이 안 되는 국가인데, 이미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중국이 보여준 경제 밀착은 이를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중국 본토인들은 대만 합병에 찬성이니 정치적인 지지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중국에서는 대만침공이 남는 장사입니다.
대만침공이 현실화되면 우리나라에는 큰 충격이 닥칠 것입니다. 몇가지 분야로 나눠서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1. 2027년 대선에 영향
2027년 3월은 21대 대선이 있습니다. 침공시기가 2027년이면 그전부터 여러 정황이 탐지될 것입니다. 대만침공은 미국과 중국의 충돌이 될 것이며, 여기에 우리가 어떤 정치적 태도를 보일 것인지를 선택하는 시점이 될 것입니다. 대놓고 중국을 편들지 못하더라도 중립 스탠스로 가야 한다는 사람들과, 이다음 전쟁이 한반도가 될 수 있으니 적극 대응을 해야 한다는 사람들로 나뉠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쪽이 우세하냐에 따라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도 달라질 것이며, 차기 대통령은 이에 맞춰 외교 전략을 짜야할 것입니다.
2. 물가상승과 경기침체
대만침공이 시작되면 대만해협이 봉쇄됩니다.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물자들의 70%가 이 대만해협을 지나는 데, 여기가 봉쇄되면 대혼란이 발생합니다. 최대한 빨리 대체노선을 찾는다고 해도 운임 증가로 인한 물가 상승은 피할 수 없습니다. 전자제품은 더욱 암울합니다. 대만이 생산하는 여러 반도체 제품의 생산이 중단될 것이고, 저가부터 고가 전자제품의 생산비가 증가하거나 중단될 것입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거대한 반도체로 완성되는 데, 이마저도 활용저하가 우려됩니다.
3. 한반도 안보 불안 고조
대만침공은 일본과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의 움직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게 한국의 참전 또는 지원을 막으라고 할 것이고, 전적으로 경제를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은 이를 거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서로 군사적 충돌 직전의 대치 상태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지만, 우발성 또한 같이 높아집니다.
4. 몇몇 산업은 호황
외신에서는 대만침공시 한국의 GDP 충격이 -23%로 대만 다음으로 크다는 보도를 합니다. 코로나 때 -3% 정도였으니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큰 충격입니다. 그러나 코로나 때도 배달, 코인, 정보통신 산업은 성장을 거듭했습니다. 대만침공이 현실화되면 대만의 반도체 수요를 흡수하는 국내 반도체 생태계, 방산산업과 전시물자를 생산하는 곳은 호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대만침공이 장기화되면 물가상승 이후 경제침체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는 침체되지만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도 우려됩니다. 실업률과 물가가 동시에 올라가고, 자산가치는 상당폭 하락할 것입니다. 높은 가계부채 문제에 기름을 붓는 격입니다. 오죽하면 IMF 당시의 충격은 비교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합니다. 가계부채 문제만 해도 큰 데, 여기에 안보 위기까지 더 해진다면 역사적인 국난(國難)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전쟁은 피해야겠지만,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중국의 대만침공은 아직까지는 가능성이지만, 주위를 둘러싼 환경변화는 가능성이 현실로 만들 수 있습니다. 냉철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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