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부터 전자책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교보문고 SAM 구독 서비스를 쓰고 있는 데, 이북리더기를 구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구독 서비스 이용권은 이북리더기 구입 전부터 있던 것과, 리더기 패키지로 온 것을 같이 쓰고 있습니다. SAM 무제한과 프리미엄으로 나뉘는 데, 둘 다 장단점이 있습니다. 아래에 간략하게 이용 소감을 써보고자 합니다.
1. 전자책으로 독서의 범위를 넓힐 수 있습니다
전자책과 종이책은 다릅니다. 책이라는 이름을 같이 쓰지만 전혀 다른 물건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당장 전자책과 종이책을 만드는 도구부터 차이가 납니다. 단순화 시켜서 설명하면, 종이책은 그림책의 연장이고, 전자책은 홈페이지의 연장입니다. 당장 홈페이지를 만드는 데 쓰는 HTML 코드로 전자책을 만듭니다.
종이책으로는 빌리거나 구입을 할 때 여러번 생각을 하고 미리 책도 살펴보고 다른 사람의 반응을 보고 책을 읽게 됩니다. 종이책을 소위 '찍먹'하는 식으로 읽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부담이고 심리적으로도 제대로 된 독서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전자책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홈페이지의 연장입니다. 구독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괜찮아 보이는 책을 바로 받아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구독 서비스를 너무 많이 써서 이용권이 부족해 책을 조심스럽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면 대부분 자신이 관심 있는 책을 그때그때 받아서 읽기 시작하는 데 부담이 없습니다.
평소같으면 관심만 잠깐 가지고 읽을 일이 없었을 책들과 친구가 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발행부수가 적긴 하지만, 다행히 요즘 출판사들이 전자책도 같이 내는 분위기라 자신이 읽고 싶은 분야의 책을 찾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전자책이라서 묘한 것이, 종이책을 사거나 빌려 놓고 다 안 읽으면 죄책감이 들고, 빨리 읽어도 읽는 맛이 안 나는 데, 전자책은 PC 뷰어에서 홈페이지 읽듯 쭉 넘기면서 읽어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책의 내용이 다 들어오지는 않겠지만, 내용 자체를 곱씹기에는 애매한데 안 읽기는 싫은 책들을 볼 때 유용합니다.
2. 중요한 구절들을 쉽게 저장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을 때 다른 사람들이 줄 쳐 놓은 부분을 보면 관심이 가는 것과 동시에 책을 상하게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좋아하는 구절을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것도 독서의 재미지만, 종이책에서는 따로 찾지 않는 이상 바로바로 확인이 어렵습니다. 전자책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롭습니다. 플랫폼마다 다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구절로 표시한 부분을 알려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좋아하는 구절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기억하고 싶은 구절을 쉽게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전자책 앱 차원에서 저장하고 싶은 화면을 캡처 하는 기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전용 이북리더기라 해당 기능이 여의치 않다면 가지고 있는 폰으로 찍어두면 그만입니다. 이 기능을 악용해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만 보고 활용하는 데 쓴다면 전자책만이 가능한 매우 좋은 기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다양한 책을 읽는 데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습니다.
종이책을 한권만 집중적으로 읽고, 다 읽기 전에는 출퇴근, 휴식시간 계속 들고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해당이 없는 사항입니다. 만약, 여러 분야의 책을 시간 날 때마다 읽고 싶다면 전자책이 많은 고민을 해결해 줍니다. 스마트폰 앱, 이북리더기, PC 리더기 모두 동기화가 되기 때문에 내가 어떤 기기에서 책을 읽어도 내가 멈춘 부분부터 책을 열어줍니다.
저는 바깥 풍경 구경하는 것을 좋아해서 어지간하면 버스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지하철은 되도록 피하는 데, 전자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장시간 지하철을 타는 것을 그리 꺼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북리더기를 가져갈 수 있으면 좋고, 아니어도 주머니에 있는 스마트폰이 곧 책이 되어 이동하는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오디오북을 누리려면 전자책입니다.
책의 내용을 읽어서 듣는 오디오북이 있습니다. 아마존에서는 한참 전부터 많은 오디오북이 판매가 되었는 데, 우리나라는 각종 정부 지원 사업 등을 통해 오디오북을 만드는 시작 단계입니다. 오디오북의 위력을 느낀 것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들을 때였습니다. 난해하고 길이도 긴 파우스트를 책으로 본다면 폼은 나겠지만 독서과정이 순탄치는 않았을 것입니다. 연극 대본 형태로 쓰인 파우스트를 배역에 따라 다양한 목소리로 읽은 오디오북을 통해서 파우스트가 왜 명작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워낙 길다 보니 출퇴근하면서 들어도 몇 달이 걸렸습니다.
유명한 작품들, 심지어는 과학 서적도 오디오북으로 들으면 글자를 읽는 것과는 다른 책을 누리는 기쁨을 줍니다. 우리의 감각은 다양하게 활용될수록 발달하고, 더 많이 기억하는 데, 시각이 많은 정보를 처리하는 데 유리한 것은 사실이나 그만큼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비해 청각은 시각에 비해 정보 처리량이 많지 않지만 이야기를 듣는다는, 인류 DNA에 오래전부터 각인된 기능을 사용합니다. 글자 이전에 말이 있었기 때문에 이야기를 듣고 말하는 것은 인류의 탄생과 함께 했습니다. 그만큼 오디오북은 피로도도 덜하고 기억도 잘 남는 편입니다. 다만 아직 오디오북으로 나온 책들이 많지 않은 점이 아쉽습니다. 오디오북은 이야기에 특화되어 있으니 소설 등 문학 작품에 활용을 우선 권유하며, 잘 써진 인문사회 및 자연과학 책들도 오디오북이 좋습니다.
전자책을 알게 된지는 오래되었지만 본격적으로 활용한 것은 최근입니다. 이북리더기의 기술 수준은 화면을 제외한 성능 부분의 향상이 두드러지지만 나머지는 고만고만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자책을 활용하는 독자층이 증가해 수준 높은 책들이 전자책으로 나오고, 신작 서적도 종이책과 전자책이 같이 나오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종이책이 지닌 위상과 숫자를 단박에 전자책이 뛰어넘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나오는 책들을 전자책으로 즐기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듯합니다. 폭넓은 독서를 좋아하신다면 전자책에 관심을 가져보시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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