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허와 담음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음허가 생기면 음액이 변화한 담음이 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의안에서도 이진탕을 바탕으로 가감한 처방들이 있다.
후세방의 대다수는 이진탕과 평위산을 합방한 평진탕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증상들이 나열된 동의보감의 왕은군 담론이나 십병구담이라는 이야기 또한 동일하다.
당연히 이진탕을 기본으로 한 처방은 수도 없이 많고, 섭천사 자신도 그런 처방들을 잘 활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안의 이진탕 가감방을 소개하는 것은 감한지제와 거담이라는 이질적인 조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거담은 조열한 약재를 쓰고, 이는 담음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음액도 공격한다. 이를 완화시키는 것이 입방의 묘라고 할 수 있다.
석곡온담탕
진피 8 죽여 6 반하 6 복령, 석곡 각 4g, 감초 2g
온담탕은 이름에 대한 해석이 더 유명한 처방이다.
구성은 이진탕가죽여지실이고 조선왕조실록에도 가미이진탕으로 온담탕을 처방한 기록이 있다.
석곡온담탕은 파기와 방향성을 가진 지실을 빼고 석곡을 넣은 처방이다.
석곡은 온병에서 중용하는 대표적인 감한지제이고 진액을 보충하는 약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저렴한 석곡이 유통되고 있으나 철피석곡이나 금채석곡을 써야 한다.
해당 약재들은 약전에 있음에도 워낙 고가이고 인식이 자리잡지 못해 수입조차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의안에서 처방한 석곡은 철피와 금채석곡이다.
죽여는 감한지제로 그대로 사용한다.
온담탕의 '담'자에 집착해 신경정신질환의 기본방처럼 생각하기가 쉬운 데 결국 담음과 수습을 처리하는 약이다.
반하는 조열한 성질이 있기 때문에 죽여와 석곡으로 약성을 조절하는 의미가 있다.
담음을 처리해야 하는 데 열상이 보이고 혀가 갈라지거나 맥이 가늘어 보음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에 본 처방을 응용한다.
단곡이진탕
반하, 복령 각8g, 상엽, 목단피, 석곡, 진피 각4g
혈열을 고려한 이진탕 처방이다.
상엽은 신량해표약으로 온병에서 표증에 대응할 때 많이 쓰이는 약재이다.
약간의 해울 작용도 있는 데, 약간 차가운 자소엽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식풍이진탕
반하, 복령 각8g, 조구등, 진피, 천마 각4g 감초 2g
이진탕에 현훈이나 이명 등 간풍 증상에 대응하는 조구등과 천마를 가미한 처방이다.
반하백출천마탕이 담음으로 인한 두통이나 현훈에 대응하는 처방으로 알려져 있으나 워낙 처방의 구성이 복잡해서 탕약 처방을 할 때에는 오히려 약재를 빼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에 비해 식풍이진탕은 담음을 끼고 풍이 움직인 것에 대응하면서도 처방 구성이 간결해 환자의 상태에 맞춰 가감도 용이하다.
이진탕은 오래된 처방이지만 그 의의와 활용에 대해서는 수많은 의가들이 자기 의견을 밝혔다.
진수원은 이진탕의 군약은 반하가 아닌 복령이라고 하였고, 온병에서 복령을 단순한 수습처리뿐만 아니라 익위약으로서 인식한 것을 감안하면 이진탕 가감방 처방 시 복령의 양을 반하와 동량 또는 더 많이 처방하는 게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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