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보간방
구기자 8 당귀신 6 여정실 용안육 감국 4 감초초 2
간은 참 묘한 장기다.
풍병은 간에 속하지만 상한에서의 중풍은 간과는 거리가 있다. 꽤 오랫동안 뇌졸중에 해당되는 여러 증후들은 중풍 등 풍의 범주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화열이나 담음을 원인으로 하였다.
지금이야 간풍내동이 매우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지만 외부가 아닌 내부의 오지와 칠정의 문제로 인해 안에서 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최근의 이론이고 그 시작이 임증지남의안이다.
중풍 부분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질환에서도 간풍, 내풍에 대한 언급이 계속 나오며, 화수운의 평론에서도 간풍 환자가 매우 많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그 시절의 의가들은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 같고 임증지남의안에 비판적인 서영태도 간풍은 중풍 중 하나이며 별도로 분리할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간의 허증은 피로를 주증상으로 해서 현훈, 이명 등 증후가 정리되어 있지만 이에 해당되는 약은 일정치가 않다.
비허에는 인삼, 신허에는 부자와 숙지황 등 다른 장기에는 적용되는 약재나 약재의 조합이 선명한데 비해 간은 그렇지 가 못하다.
예를 들어 하복통이 주증인 산기는 용담사간탕, 근육의 문제는 작약감초탕, 간음허는 간신동원으로 봐서 사물탕, 간울증은 소요산, 간은 눈에 개규하니 눈에 문제가 생기면 기국지황환, 탄산에는 좌금환처럼 다양한 방향의 처방이 간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를 공유하고 있다.
당장 동의보감의 간허약에 공진단과 쌍화탕이 같이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례일 것이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우선 외부의 풍과 내부의 풍을 구분했으며, 내부의 풍은 간양이 화해서 생긴다고 보았다.
당연히 외부의 풍과 다르게 발산법 등을 쓰면 안 되고 매운맛과 단맛의 약으로 풍을 화하고 간을 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다음 의안은 섭천사가 간풍내동에 대한 설명이 있는 부분이다. 전통적인 육기와는 다르다고 인식하는 것이 포인트다.
【陳(四五)】 操持煩勞,五志陽氣,挾內風上擾清空,頭眩耳鳴,目珠痛,但身中陽化內風,非發散可解,非沉寒可清,與六氣火風迥異,用辛甘化風方法,乃是補肝用意。
보간방 중 보간을 담당하는 것은 구기자, 당귀신, 여정실이고 약간 매운 맛은 감국, 감초, 단맛은 용안육이 맡는 구조다.
온병에서는 마황 등을 이용해 땀을 내는 발산을 진액을 겁박한다고 꺼린다. 이 때문에 표증이 있어도 주로 화풍이라는 표현을 쓴다.
간은 체는 음이고 용은 양인 대표적인 체용이 다른 오장이다. 다른 말로 양면성이고 이런 특성으로 간에 집중하는 약 처방이 까다롭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의안에서처럼 간을 보하는 것과 간풍을 분리해서 처방을 구성하는 것은 요즘같이 만성 피로가 일상화된 현실에서 적절한 처방을 내리는 데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별갑출귀음
백출 당귀 8 목단피 6 후박 황금 별갑교 4
별갑출귀음은 다른 처방과 마찬가지로 섭천사가 따로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별도의 처방으로 분리하는 것은 의안의 특성상 드물게 나타나는 약재에 대한 설명을 명시해놓았기 때문이다.
此一通一補之法,白朮補太陰,厚朴通陽明,當歸補厥陰,丹皮泄少陽,黃芩清氣分之熱,鱉甲滋血分之熱也
통법과 보법을 같이 하는 처방으로, 백출은 태음을 보하고, 후박은 양명을 통하고, 당귀는 궐음을 보하고 목단피는 소양을 설하며, 황금은 기분의 열을 청하고, 별갑은 혈분의 열을 적신다는 내용이다.
비위와 간담에 대응되는 약과 황금과 별갑이 각각 기분과 혈분의 열을 내리는 데 쓰인다고 명시한 것이다.
처방 자체를 쓴다기보다는 약대의 개념이 잘 녹아있는 처방이며, 각각 백출-후박, 당귀-목단피, 황금-별갑교를 짝으로 다른 처방에 가미하는 단위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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