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몇 개월 전까지 중국은 소위 '제로코로나' 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격리와 선제적인 대규모 PCR 검사를 강제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중국 국민들로부터 엄격한 방역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고, 시진핑 정권은 불만에 대해 미리 준비라도 했다는 듯 바로 모든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과도기를 거쳐 통제를 해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국은 중간 단계가 없이 바로 풀었고 예상했던 데로 대규모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집계를 안 하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예측모델을 동원해 추정한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13억 인구가 코로나에 다 걸렸을 때, 코로나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0.2%라면 260만 명이 사망한다.
문제는 0.2%의 치명률이 mRNA 백신기준이고 중국이 주로 접종한 사백신과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중국은 고령자들의 백신 순응도가 낮아서 사망자를 보수적으로 잡아도 200만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누가 그 200만에 속할 것인가? 노인이 우선이고 그 다음이 의료시설이 열악한 하위 행정구역에 사는 사람이다. 하위 행정구역에 사는 사람들은 농민공들이 많다. 중국의 노동력을 제공하는 원천인 농민공들이 코로나 초기에 봉쇄로 고향으로 많이 돌아갔는데, 고향이 대부분 시골이라 보건의료시스템이 좋지 못한 중국에서도 열악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코로나 봉쇄 초기에 이미 상당수의 농민공들이 고향으로 돌아가 저임금이라도 농사일을 하고 있다. 봉쇄 해제 후 춘제 기간동안 코로나가 확산되면 이미 고령화가 진행 중인 농민공의 노동력이 빠른 속도로 줄어든다. 중국 경제성장을 떠 받쳤던 농민공이 줄어들면 중국의 경제 회복도 늦출 것이다.
전 세계에 노동력을 공급했던 중국의 역할도 줄어들 것이고, 우리나라와 같은 이웃 국가에서도 저렴한 노동력의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 당장 식당에서 조선족 노동자들을 보기 힘들어지고, 1만 원에 육박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에도 식당들이 구인난에 시달린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중국은 인구 감소의 여파까지 겹쳐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었고, 앞으로의 소비시장 역할도 만족스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이 몇 년 전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지만, 인구는 바로 늘지 않는다. 조만간 인도가 최대 인구 국가의 위치에 오른다고 한다. 인도는 중국과는 달리 민주주의 국가다. 중국에 비해 카스트 제도가 남아있고, 유통망이 원활하지 않으며, 중공업 생산시설이 미비한 것도 사실이다.
이전까지 중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것만이 유일한 선택지였다면 지금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 인도만으로는 부족하다. 자본주의는 돈이 흐르지 못하면 무너진다. 코로나 전까지는 전세계가 중국의 물건을 사고 돈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갔다. 유럽은 값싼 에너지를 러시아로부터 가지고 오고 돈을 줬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이 모델은 전면 수정 또는 폐기를 목전에 두고 있다. 넥스트 중국과 러시아를 찾으려는 노력이 이어질 것이다. 그 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규모가 작거나 규제가 심한 시장들에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인도를 포함해 동남아시아나 중동, 아프리카 등이다. 우리나라에게는 북한이 해당된다. 통일 문제가 지금은 정치의 어젠다지만,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찾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이전과는 다른 단어들로 통일을 이야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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