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감복맥탕
감초초, 건지황, 백작약 각24g, 맥문동 20g, 아교, 산조인 각 12g
온병을 특성을 규정짓는 처방이 무엇이냐고 한다면 바로 이 가감복맥탕을 들 수 있다.
상한론의 자감초탕에서 유래했지만 그 활용이나 중요도는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부정맥과 같은 심장박동 이상에 자감초가 작용하는 것이 전통적인 해석이다.
온병조변에서는 건지황과 맥문동, 아교의 보음력에 집중해서 진액 소모 위주의 음허가 적응증으로 바뀌었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상한론의 자감초탕에서 인삼, 계지, 생강을 루틴처럼 제외하던 것을 온병조변에서는 아예 가감복맥탕으로 이름지어서 주요 처방으로 정리했다.
온병조변에서는 복맥탕을 정리하면서 지황에 대한 구분을 상세히 언급했다.
막 캐낸 지황은 생지황으로 달고 서늘한 약성이며, 건지황은 햇빛에 말렸기 때문에 평성, 숙지황은 술과 사인, 구증구폭과정을 거쳐서 온성이라는 내용이다.
포제를 인정하지 않는 의가들도 있지만 지황은 가열에 따라 성분 변화가 확연한 약재 중 하나다. 오국통의 지황 구분은 참고할만한 내용이다.
기존 자감초탕에서는 마자인이 들어갔던 것을 오국통은 가운백의 산조인설을 인용한다.
정작 가감복맥탕 본 처방에서는 마자인을 쓰지만 염음, 보음, 안신의 목적에 산조인이 더 적합한 것으로 생각한다.
복맥탕은 온병이 표에서 오치 또는 심화되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사용한다.
주요 지표는 구건, 설건, 설체가 암적색이 되거나 결대맥이 나타나고 허증이 뚜렷한 것이다.
온병을 조건으로 쓰긴 했지만 보음제라는 특성이 있어서 처방범위가 넓다.
의안을 보면 혼수상태의 환자에서부터 오래된 음허 환자의 일상 증상까지 상당히 다양하게 처방한 기록이 있다.
육미와 같이 전통적인 보음제와의 차이는 약성의 한열 차이와 귀경에 있다.
육미는 숙지황이라는 약성이 약간 따뜻한 약재가 군약이다.
보음제는 서늘한 약성이 일반적인 데, 소화기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숙지황과 같이 포제를 해서 사용했고, 거의 유일한 보음제로 오랫동안 인식되어 왔다.
온병에서도 찬 성질의 보음제가 니체를 유발하고 비양을 손상시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달고 평성의 보음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그 결과가 건지황과 아교 등 평성 보음제의 광범위한 활용이다.
귀경 또한 숙지황이 간신과 같은 하초, 아교와 건지황, 맥문동은 심과 폐 등 중상초로 구분하여 처방한다.
복맥탕은 건지황과 아교, 맥문동이 어떻게 새롭게 해석되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처방이다.
원방 자체를 쓸 수도 있지만 위 3가지 약재를 기존 처방에 가미하거나 창방을 통해서 임상에서 활용해보기를 권한다.
처방의 자유도가 한층 커질 것이다.
육미지황탕
복령 8g, 숙지황, 산약, 산수유 각 4g, 목단피, 택사 각 3g
육미지황탕은 예전부터 익숙하던 처방이 온병에서 어떻게 변화되어서 쓰이는지를 잘 보여준다.
가장 먼저 복령의 용량을 들 수 있다. 기존 육미는 숙지황의 용량이 많아 군약으로서 확실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비해 온병에서는 복령이 군약이거나 복령과 숙지황의 양이 동량 또는 거의 차이가 없다.
보음이 중요하지만 보음의 부작용인 니체를 그만큼 경계하는 것일 수도 있고, 복령이 위를 보하는 약으로 보고 육미의 적응증을 다르게 해석하는 면일 수도 있다.
육미는 후세방치고는 약미가 적어 원방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은 데, 의안에서는 혈증이 없으면 목단피를, 소변 문제가 없으면 택사를 빼는 등 정교하게 처방을 운용한 증례가 많다.
산약과 산수유를 빼는 증례도 있는 데, 복령과 숙지황의 조합이 육미의 가장 중요한 뼈대임을 알려주는 반증이기도 하다.
의안에서는 하초의 증상, 혈병, 음허를 중심으로 증례가 구성되어 있다.
생맥산
맥문동, 인삼 각8g, 오미자 4g
보중익기탕과 더불어 이동원이 만들었고, 아직도 널리 쓰이는 처방 중 하나다.
처방 구성을 보면 상당히 독특하다.
중상초 귀경의 처방인가 싶다가도 오미자가 하초에도 귀경하고 따뜻하고 서늘한 약이 섞여있다.
진액이 새 나가는 것을 막고 보충하면서 보비를 겸하는, 할 건 다 하면서도 처방은 매우 간이 하다.
생맥산은 찬 것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한약이기도 하다.
사실상 거의 유일하게 차게 마셔도 되는 한약이면서 약 맛도 음료수처럼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생맥산의 또 다른 묘미는 다른 처방과 합방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보중익기탕에 생맥산을 합방하는 용례가 있다.
보중익기탕가맥문동오미자로, 보중익기탕 증후인데 가벼운 보음을 겸하고 싶을 때 쓰는 방법이다.
육미지황탕과 합방도 괜찮다. 생맥지황탕이하기도 하며 신기환가인삼맥문동으로 볼 수 있다.
보음제를 쓰면서 비위를 보하고 싶을 때 쓸 수 있다.
육미처럼 다른 처방, 특히 보기제나 보비제를 합방하기 쉽지 않을 경우 생맥산의 특이한 조합이 의미가 생긴다.
한약의 장점은 약식동원에 있다. 일상과 치료가 멀지 않은 것이다.
쌍화탕이 약국이나 편의점에서 쌍화라는 이름만 달아서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이런 특성에 기인한 것이다.
보음제로서의 생맥산은 쌍화탕의 뒤를 이을 자질이 충분하다.
조열한 약에서 보음제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에 맞춰 생맥산이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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