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상담의 개요
온병학2022. 2. 10. 11:20환자 상담의 개요

환자의 상담은 진료의 중요한 과정이다. 한의원처럼 전통적인 진단 방법이 위주인 경우 환자와의 상담이 단순한 병력 청취를 넘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환자의 상담은 늘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돌아다닌다. 어떤 원장은 호통을 쳐가면서 진료를 한다느니, 어떤 원장은 꼼꼼하게 듣고 설명을 해줘서 잘한다고 소문이 났다고 하는 식이다. 진료시간이 누적되면서 자신만의 환자 상담 기술은 축적되고 향상되겠지만 좀 더 나은 방향, 특히 장기간의 한약처방과 같이 비급여 시술을 진행해야 할 경우 경험이 상당히 누적되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 비급여 치료에서 상담이 중요한 것을 반증하는 것은 여러 피부과 시술에서 상담실장을 별도로 고용하는 것다. 의학적인 설명만 원장이 하고 나머..

탕전론
온병학2022. 2. 9. 11:54탕전론

한약의 탕전은 기존 서적에서는 생각보다는 상세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상한론의 계지탕이 약을 끓이고 복용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적었고, 다른 처방들도 이에 준한다고 하나 지금은 한의원 또는 원외탕전에서 탕전을 해서 포장을 해서 복용하는 시대이다. 적어도 옹기 약탕기에 물 얼마를 넣고 얼마를 빼고 하는 식의 방법만으로는 지금의 약 조제 환경에 적합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것이다. 첩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다. 기존 의서의 용량은 모두 1첩을 기준으로 한다. 첩지에 싸서 보관했다가 처방한다는 개념인데, 원래는 환자의 몸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2-3일 분량의 약을 조제해서 복용시킨 후 약량을 조절하여 다시 투여하는 개념이었다. 첩지도 양반이나 서민들을 위한 것이었지 궁궐의 왕들은 약방에서 바로 계량해서 끓인 약을 복..

약재 하나가 하나의 처방 一味一方
온병학2022. 2. 7. 10:59약재 하나가 하나의 처방 一味一方

한약의 처방은 약재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개별 약재의 발견과 전파, 한의학 체계로의 편입 또한 많은 시간 소요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진행된다. 이 과정 또한 중요하지만 몇몇 사람의 인력으로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또 기존에 알려진 약재만 해도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일선 임상현장에서는 잘 알려진 약재의 활용에 주력하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 것이다. 요즘처럼 약전에 등록되어 있거나 적어도 식품재료로라도 올라가 있어야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는 분위기에서는 좋은 효능을 가진 약재 하나의 힘보다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약재 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은 아무래도 상한론을 위시한 고방에 있다. 후세방은 기본방 단위로 조합을 하다 보니 약재를 한 20가지 정도로 구성하고 나면 딱히 걸리..

사상의학의 발전적 계승을 위한 제언
온병학2022. 1. 4. 17:24사상의학의 발전적 계승을 위한 제언

사상의학은 한국 고유의 전통의학 이론인 점은 분명하다. 황제내경이나 상한론에서 체질에 대한 직접적, 간접적인 언급이 있긴 했으나 이론 체계 전체를 체질을 근간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며, 실제 임상에서도 체질은 참고사항일 뿐이다. 그에 비해 사상의학은 체질을 전면적으로 내세우고 이론체계와 처방까지 체질의 개념에 종속시켜 구성해놓았다. 한국의 한의학 임상의들 중 20% 정도가 사상의학 처방을 활용한다고 하며, 대중들에게서도 허준만큼이나 체질에 대한 인지도는 높은 편이다. 중의학이 팔강변증을 확장한 9종 체질을 최근에서야, 그것도 치미병 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것을 생각하면 임상과 결합된 사상의학의 역사가 더 오래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사상의학은 처방구성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놓았다. 한열로만 구분 지었던 ..

파킨슨병의 한방 치료 (서언 포함)
온병학2022. 1. 3. 17:28파킨슨병의 한방 치료 (서언 포함)

서언 흔히 양방이라고 하는 생의학(Biomedicine)의 질환 체계와 한의학의 질환 체계가 다른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제도적으로는 KCD의 생의학 질병명을 쓰게 되어 있지만 한의사들이 시행하는 시술의 이론 근간은 질병보다는 변증론치에 더 힘이 실려있다. 교육자체는 양방과 한방이 결합된 형태로 배웠지만 임상에서 자주 참고하는 서적은 최근 것이라기보다는 동의보감이나 상한론, 사상의학 등이 대부분이다. 필자도 임상에서 중요하게 참고하는 책은 임증지남의안이고, 최근 것이라고 해도 2백 년 이상된 책이다. 질환별 한방치료를 시작하면서 이런 이질성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다. 파킨슨병은 한의학 서적에서 어디에 해당되고 그 병은 어떻게 된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그러기에는 양방과 ..

임증지남의안에서의 빈용 처방 가감례
온병학2022. 1. 3. 15:27임증지남의안에서의 빈용 처방 가감례

임증지남의안에서 섭천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여러 처방을 구사하였으며, 원방뿐만 아니라 다양한 가감례를 활용했다. 이 가감례가 의미가 있는 것은, 기존의 이론체계의 알려진 방법이 아닌 온병의 개념을 바탕으로 처방의 변화를 주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육미지황탕의 경우, 6가지 약재로 되어 있어 신음허라고 하면 거의 손도 대지 말고 그대로 처방해야 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있다. 섭천사는 육미에서도 목단피와 택사를 빼고 쓰는 경우도 많았으며 그 이전에는 거의 가미하지 않던 추석(秋石)과 같은 약재도 빈번하게 사용했다. 온병 고유의 처방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상가에게 익숙한 기존 처방의 가감례를 보면서 온병을 활용하는 밑그림을 그리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본 글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다양하게 쓰이면서..

처방을 위한 진단 : 맥진, 복진, 설진
온병학2021. 11. 1. 11:13처방을 위한 진단 : 맥진, 복진, 설진

약 처방을 위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는 맥진, 복진, 설진으로 확인한다. 다만 각 진단이 보는 목적이 조금 다르다. 복진은 허실을 판별하는 데 유용하다. 복근의 탈력(脫力) 유무, 긴장감으로 허실을 확인한다. 복근에 탄력이 없고 푹 꺼진다면 허증(虛證), 탄력이 있거나 반발감이 심하고 복만이 있다면 실증(實證)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 허증은 인삼을 포함한 보제(補劑)의 적응증이고, 실증인 경우 사하제(瀉下劑)를 고민해야 한다. 사하제를 반드시 다량의 대황이나 파두와 같이 강한 약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차전자피, 센나엽 등 설사를 유발하지 않고 대변의 양이 늘어나는 정도로 사하를 시켜도 충분하다. 환자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사하제가 듣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때는 사하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복진에서..

통증의 약물관리, 낙맥병과 기경이론
온병학2021. 11. 1. 10:32통증의 약물관리, 낙맥병과 기경이론

임증지남의안을 보면 기존 한의약 체계를 충실히 따라오면서도 독창적인 면들이 있다. 간풍내동이 대표적이면서 독창적인 이론체계지만 통증에 관해서 낙맥과 기경8맥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부분이 있다. 병이 오래되면 낙맥으로 들어간다는 주장(久病入絡)과 낙맥이 허하면 아프다(絡虛則痛)는 서술이 자주 나오는 데, 한의원의 주 내원층이 통증환자이고, 주로 침구와 추나 치료를 중심인 것을 감안하면 약물로 통증을 치료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맥은 경맥의 분지로서 낙맥에서 점점 작아지면서 손락, 부락 등 하부 체계로 간다. 경맥은 명확한 위치를 흐르는 데 비해 낙맥은 우리 몸 전체를 얽어매고 있어서 되려 그 존재감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섭천사는 낙맥과 기경을 기존 변증체계에서 분리해 별도로 언급하였는 데..

한약과 건강기능식품
사회문화2021. 10. 29. 17:21한약과 건강기능식품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은 많은 한의사들에게 애증의 존재이다. 최근 30년간 한의원 보약의 지위를 뺏어간 원흉이지만 상당수의 한약재가 건기식의 형태로 시장에 유통되면서 되려 한약에 대한 친밀감은 높아진 양면성이 있다.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숙취해소환도 산사, 갈화, 창출과 같이 한약재가 들어간 제품이다. 한의약은 대부분의 역사 기간 동안 양반이나 부유층들의 전유물이었다. 사극에서는 아프면 '의원'을 불러다 진료를 보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양반이 아니면 의원을 보기도 힘들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동네에 의학서적 한두권 익힌 지식인들에게 약을 처방받거나 침을 맞던 것이 현실이었다. 지금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경옥고 같은 약은 조선시대에는 임금이나 편하게 먹고 양반들마저도 귀한 약이라고 아껴..

온병에 대한 오해
온병학2021. 10. 20. 11:14온병에 대한 오해

온병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몇 가지 비슷한 궁금증들이 있습니다. 물론 온병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일부 질문들은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온병은 전염병 전문 이론이다? A. 아닙니다. 이전 글에도 설명드렸지만 온병은 전염병에 대응하면서 태동하긴 했으나 이론 체계가 구축되고 나서는 내상, 잡병, 부인, 소아 등 다양한 분야에 쓰입니다. 섭천사의 임증지남의안을 보면 전염병에 대한 기술이 있으나 그 외는 불면, 허로, 조잡 등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질환군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위기영혈, 역전심포 등 전염병 관련 이론 체계가 익숙해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음이론, 기경병, 락병 등은 내상에도 두루 쓰일 수 있는 이론체계입니다. Q. 온병은 우리나라 현실에 안 맞..

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