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탕, 죽엽석고탕, 옥녀전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4. 12. 14:40백호탕, 죽엽석고탕, 옥녀전의 임상 활용

백호탕 석고 20g, 지모 8g, 갱미 8g, 감초 2g 백호탕의 진단 기준은 선명하다. 증후명도 승기탕의 양명부병과 대응해 양명경병으로 이름이 붙어있고 증상도 구갈면적, 오열, 맥홍대로 명확한 편이다. 이렇게 선명한 증후는 임상에서는 활용범위가 매우 제한적임을 의미하기도 하고 그만큼 적증에 처방하면 효과도 분명한 편이다. 백호탕은 석고를 위한 처방이기도 하다. 반하나 인삼 등 대부분의 약재들은 군약으로도, 가미약으로도 잘 들어가는 데 비해 석고는 가미약으로는 쓰임이 적은 편이다. 석고의 적정 용량자체가 3돈 이상이다 보니 가미약으로 넣기에 군약보다 많아서 그런가 생각도 든다. 백호탕을 위시한 석고제는 발열을 유발하는 다른 증후를 배제하고 처방을 고려한다. 구갈면적이 대표적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열상에서도..

팔미지황탕과 진무탕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4. 5. 15:51팔미지황탕과 진무탕의 임상 활용

팔미지황탕 숙지황 8g, 산약, 산수유 각 4g, 목단피, 복령, 택사 각 3g, 육계, 부자 각 1g 팔미지황탕은 신음양양허, 육미지황탕은 신음허로 간략하게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 두 처방은 6가지 약재를 공유하는 것 치고는 적응증이 상이하다. 바로 부자의 존재 때문이다. 신장은 마른 것을 싫어한다는 내경의 논리에 따라 신양을 보할 때도 조열한 약을 쓰지 않거나 이를 극복하는 배합을 활용한다. 숙지황과 부자의 조합이 상한론부터 이루어진 전통적인 조합이고 후세에서는 육종용과 같이 약재 자체가 이에 대응하는 것을 처방한다. 부자는 예전부터 포제와 관련된 논의가 분분했다. 필자는 부자의 주성분이면서 독성이 있는 아코니틴을 아코닌으로 포제를 통해 바꾼 약재를 처방한다. 회양에는 첩당 4g에서 8g까지 대..

소건중탕과 쌍화탕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4. 2. 11:12소건중탕과 쌍화탕의 임상 활용

소건중탕 작약 6g, 계지, 대추 각4g, 감초 2g, 생강 1g, 교이 20g 담음의 기본방은 이진탕이 유명하다. 고방에서 그 뿌리를 찾으면 소반하가복령탕이 그 시작이다. 작약이 군약은 보제의 시작은 소건중탕이다. '계지탕가교이'로 볼 수도 있고, 표증약으로 알려진 계지탕을 허로에 대응할 수 있게 바꾼 것이 소건중탕이다. 허로는 동의보감과 금궤요략에서 제시한 허로증상에 준해서 진단하면 된다. 만성피로증후군(전신성 활동 불내성 질환)의 정의와 큰 차이가 없는 점을 감안하고 보면 된다. 東醫寶鑑 雜病篇 虛勞門 凡飮食減少, 精神昏短, 遺精夢泄, 腰背胸脇筋骨引痛, 潮熱自汗, 痰盛咳嗽, 是虛勞常證也. 《入門》 먹는 양이 줄고 정신이 흐려지며, 유정과 몽설이 있고 허리ㆍ등ㆍ가슴ㆍ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기존 처방 온병 스타일로 바꿔 쓰는 법
온병학2022. 3. 24. 15:47기존 처방 온병 스타일로 바꿔 쓰는 법

온병학은 그 유명세에 비해 독자적인 처방이 많지 않다. 복맥탕도 자감초탕의 가감방이고 사삼맥문동탕이 그나마 고유한 편이지만 일반적인 처방집에는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도 그럴 것이 온병은 상한론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계승하는 학문이고 상한에서 커버가 되는 부분은 새로 처방을 만들지 않았다. 온병조변의 첫 처방이 계지탕인 것이 대표적이다. 상한론 이후 여러 의가들의 처방도 존중하면서도 변화를 통해 온병에 적응시키려는 여러 노력들이 있었다. 이는 온병 고유의 처방이 많지 않은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기존 처방에서 온병 개념을 넣어서 처방을 가감해 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존 처방을 온병 스타일로 쓸 때는 쓰지 않거나 적게 쓸 약재, 기존보다 많이 쓸 약재로 구분해서 보면 된다. 일단 쓰지 않을..

귀비탕과 반하백출천마탕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3. 18. 14:35귀비탕과 반하백출천마탕의 임상 활용

귀비탕 당귀 용안육 산조인 원지 인삼 황기 백출 복신 각 4g, 목향 2g 감초 1g 귀비탕은 십전대보탕의 변방이다. 사군자탕은 그대로 들어가 있고 사물탕에서 숙지황을 용안육으로, 작약을 산조인으로, 천궁을 목향, 원지로 바꾼 것이다. 한열의 교정이 목적은 아니기 때문에 육계는 빠진 것으로 보인다. 제생방에서 처음 등장했을 때는 당귀와 원지가 빠져있다. 이 경우 소화기 기능 저하, 즉 중초허로 증상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처방한다. 귀비탕은 수면안정, 불안 증세 등에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방 자체는 허로의 범위에서 수면불량을 호소할 때 쓰면 된다. 용안육은 따뜻한 성질의 보음약이다. 보음약이 대부분 찬 성질이고, 숙지황처럼 포제를 통해 약성을 평성에 가깝게 한 것과 다르다. 온성의 보음약은 쓰임이 ..

소요산과 오적산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3. 11. 12:10소요산과 오적산의 임상 활용

소요산 白朮, 芍藥, 茯苓, 柴胡, 當歸, 麥門冬 4g, 甘草, 薄荷 각 2g 고방과 후세방의 차이를 가장 잘 드러내는 약 중 하나가 바로 이 소요산이다. 소요산은 소요열을 잡는다는 의미이다. 상한론에서 한열왕래로 표현되던 것을 내상 잡병 영역까지 포괄하면서 소요열로, 증후는 간울로 넣은 것이다. 고방에서 대용량, 다량으로 쓰이던 시호가 후세방에서는 소요산 계열이 거의 전부라고 할 만큼 그 비중이 줄어들고 온병에서는 거의 금기약으로 치부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한열왕래를 처리하는 시호의 효용은 여전하며, 소요산이 임상 현장에서 계속 사용되는 이유일 것이다. 소요산은 원방보다는 치자와 목단피를 가미한 처방이 더 유명하다. 원방은 소요열과 담음, 어혈이 적응증인데 치자와 목단피를 넣음으로써 청열효능을 높인..

공진단과 경옥고의 임상 활용
온병학2022. 2. 28. 14:04공진단과 경옥고의 임상 활용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한약 처방이라면 공진단과 경옥고를 들 수 있다. 비싸고 귀한 약으로도 유명하고, 보약의 대명사로도 녹용을 제치고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의보감에서는 공진단은 간허약, 경옥고는 양생의 약으로 기재되어 있고, 전신성활동불능증(만성피로증후군)의 주된 처방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의원에서는 적응증이 있어야 처방을 하는 것이고, 만성피로로만 적응증을 설명하기에는 두 처방의 범위는 훨씬 넓다. 경옥고는 생지황, 복령, 인삼, 꿀로 구성되어 있고, 약재 구성보다도 중탕으로 긴 시간을 투여해 만드는 것이 더 유명하다. 지금은 원외탕전에서 제공하는 경옥고를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복용법도 예전에는 나무숟가락으로 단지에 있는 경옥고를 떠먹었으나 지금은 환제, 스틱형..

한의계의 내생적 혁신과 제도 변화를 위한 제언
사회문화2022. 2. 18. 15:53한의계의 내생적 혁신과 제도 변화를 위한 제언

의료는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사회의 변화에 선제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COVID-19 사태에서 목도했듯이, 사회 구성원의 생명에 위해가 가해지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의료는 전면에 나서게 된다. 이마저도 경제, 사회, 정치 등 다른 분야의 우선순위에 밀려 의료 본연의 주장을 내세우고 관철시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더욱 높은 단계의 봉쇄를 주장하나 자영업자들의 경영난 가중 등으로 인해 이를 쉽게 수행할 수 없는 것이다. 감염병을 줄이는 것도 의학적인 시술과 처치가 위주가 아니라 몇백년전부터 사용해온 격리와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한의학과 중의학, 일본의 한방의학이 갈라진 분기도 의학 자체의 특성보다는 제국주의의 물결..

한방 생리이론 간평
온병학2022. 2. 15. 15:44한방 생리이론 간평

한의학에는 고유한 인체 생리학 이론이 구비되어 있다. 오장육부, 기혈진액, 십사경락으로 대표되는 생리학 이론은 그 자체로도 온전한 체계를 구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생리학 이론이 없다고 하는 것은 세포와 분자단위까지 이론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의학의 생리론에 비해 한방의 생리학 이론이 지금 보기에는 소박하거나 거친 느낌이 들어서 그럴 것이다. 각종 기전을 밝히는 논문에서 현란한 각종 지표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런 체계로 한의학 이론체계를 해석하고 싶기도 하고 실제로 그런 시도가 중요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시도에 한계가 있으며 차라리 새로운 과학이론 체계를 기다리는 것이 한의학의 생리 이론을 지금의 언어로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서 이야기했듯, 의학은 어느 시대에..

의사요략 (醫史要略)
온병학2022. 2. 12. 14:41의사요략 (醫史要略)

의학의 발전은 사회의 변화와 함께 발생했다. 새로운 이론의 발견은 인류의 이동, 전쟁, 인구의 증가 등 더 큰 흐름 속에서 영향을 받아왔고, 의학의 일부는 다시 그 흐름에 영향을 되돌려주기도 했다. 한의학도 예외는 아니어서 내생적인 이론혁신이 없지는 않았으나 대부분은 더 큰 변화를 따라간 것이 많다. 기후의 변화 등 사람의 힘이 작용하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특히 한의학은 중국에서 시작되어 한반도에서 그 영향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여 다시 체계를 굳힌 이론이다. 이 때문에 한의학 발전의 경로에는 허준과 이제마를 꼽는 사람이 많다. 중의학의 아류로서 취급받거나 아니면 아예 티벳의학이나 아유르베다처럼 독자적인 이론체계를 갖춘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음양오행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특성에 적응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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