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로 인한 봉쇄가 전 세계적으로 해제되면서 코로나 이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인플레이션의 위협에 많은 사람들이 노출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은 90년대 이전에 한창 문제가 되었다가 21세기가 되면서 역사 속으로 묻혀가는 듯했지만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인해 우리 앞에 마주하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사실 자체는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 기간이 일시적이냐 아니면 오래 갈 것인지에 대한 이견만 있을 뿐이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로 인한 봉쇄와 경제성장 저하를 현금을 뿌리는 것으로 거의 공통적으로 대응했다. 현금이 대량으로 풀리게 된 이후의 문제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당장 자영업자들이, 기업이, 사회 취약계층이 현금이 말라 생존의 위기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

황기 (甘, 平) 황기는 보기(補氣)의 주약이다. 인삼을 보기약으로 보는 경우가 있지만, 만성피로를 주증상으로 할 때 제일 먼저 고려할 약재가 황기다. 보중익기탕의 군약으로 유명하다. 표허자한(表虛自汗)이 전통적인 주치증이다. 표허가 핵심이고, 자한은 부수증상이다. 표를 좀 더 확장해서 두뇌 활동까지 포괄하기도 한다. 표허는 피부가 전반적으로 탄력이 떨어지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 형태로도 나타난다. 사마귀가 오래갈 때 보중익기탕에 의이인을 가해서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식은 땀이 나거나 피부가 축축하면 황기를 쓸 가능성이 높아진다. 면역력 저하와 오래된 질병의 이환으로 인한 제반 증상 처리에도 황기를 주제로 사용한다. 황기는 평성이라 한열을 제어하는 약물을 같이 배합해야 한다. 열상을 띌 경우 시호를 쓴..

시호(辛苦, 寒) 시호의 효능은 소요열(逍遙熱)을 식히는 것이다. 소요열을 포함한 여러 열상은 상한론에서 구체적으로 정리되어 있다. 크게 나누면 발열과 조열이 대표적인 데, 발열은 표증을 조열은 리증을 전제로 나타나는 열상이다. 발열(發熱)은 체온이 일정 온도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지속적이다. 예전에는 이 열 자체를 처리하는 데 애를 먹었던 것 같으나 소염진통제의 대중화로 열 자체는 쉽게 떨어뜨린다. 다만 열이 발생하는 다른 기전까지 건드리는 것은 아니고 해열 작용에 집중되어 있어 그 부분은 한의약 치료가 개입할 수 있다. 조열(潮熱)은 위장관에 사기가 결취되어 있을 때 나타난다. 변비와 조시(燥屎) 등 사기가 결취되어 있을 때 발한 등을 동반하면서 밀려드는 발열을 조열이라고 한다. 이 두가지와 달리..

당귀 (甘辛, 溫) 당귀는 주효능은 보혈활혈(補血活血)이다. 혈의 양을 늘리면서 혈행을 원활하게 한다. 혈분약들은 상당 부분 활혈에 치우쳐져 있고 보혈약재는 생각보다 드물다. 숙지황 등 보혈을 하는 약도 실상 보음을 통해 보혈을 하는 것이다. 그에 비해 당귀가 사실상 온전한 보혈을 하면서 활혈 효능을 겸한다고 볼 수 있다. 혈병(血病)에 당귀가 많이 쓰이는 이유다. 당귀는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기원약재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참당귀, 중국은 중국당귀, 일본은 일당귀인데, 약전상으로는 우리나라가 일당귀까지 인정을 한다. 참당귀는 활혈약에 가깝고 중국당귀는 質이 重하고 정유성분이 많아 보혈약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일당귀는 그 중간이다. 중국당귀가 기존 처방에서 쓰이던 것이나 국내 한약 재배 농가 보호의 ..

약 처방을 위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때는 맥진, 복진, 설진으로 확인한다. 다만 각 진단이 보는 목적이 조금 다르다. 복진은 허실을 판별하는 데 유용하다. 복근의 탈력(脫力) 유무, 긴장감으로 허실을 확인한다. 복근에 탄력이 없고 푹 꺼진다면 허증(虛證), 탄력이 있거나 반발감이 심하고 복만이 있다면 실증(實證)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 허증은 인삼을 포함한 보제(補劑)의 적응증이고, 실증인 경우 사하제(瀉下劑)를 고민해야 한다. 사하제를 반드시 다량의 대황이나 파두와 같이 강한 약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 차전자피, 센나엽 등 설사를 유발하지 않고 대변의 양이 늘어나는 정도로 사하를 시켜도 충분하다. 환자에 따라서는 부드러운 사하제가 듣지 않는 경우가 있으며 이 때는 사하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 복진에서..

임증지남의안을 보면 기존 한의약 체계를 충실히 따라오면서도 독창적인 면들이 있다. 간풍내동이 대표적이면서 독창적인 이론체계지만 통증에 관해서 낙맥과 기경8맥을 다른 시각에서 해석한 부분이 있다. 병이 오래되면 낙맥으로 들어간다는 주장(久病入絡)과 낙맥이 허하면 아프다(絡虛則痛)는 서술이 자주 나오는 데, 한의원의 주 내원층이 통증환자이고, 주로 침구와 추나 치료를 중심인 것을 감안하면 약물로 통증을 치료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낙맥은 경맥의 분지로서 낙맥에서 점점 작아지면서 손락, 부락 등 하부 체계로 간다. 경맥은 명확한 위치를 흐르는 데 비해 낙맥은 우리 몸 전체를 얽어매고 있어서 되려 그 존재감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 섭천사는 낙맥과 기경을 기존 변증체계에서 분리해 별도로 언급하였는 데..

우리나라에서도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에 들어갑니다. 위드 코로나라고도 합니다. 확진자 통제에서 사람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쪽으로 바뀔 것입니다. 내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방역수칙을 완화한다고 하니 코로나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고 봐도 될 것입니다. 지난 2년동안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단순 건강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까지 포함됩니다. 그중 일부는 우리의 통념 또는 가능성에 대해 답을 내려준 것들이 있습니다. 우선 교육은 대면이 중심이라는 것을 확실히 했습니다. 대면 교육이 중심일 때는 온라인 교육은 가능성을 내보였습니다.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리면 재택 교육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앞으로는 그런 그림이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만나서 할..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은 많은 한의사들에게 애증의 존재이다. 최근 30년간 한의원 보약의 지위를 뺏어간 원흉이지만 상당수의 한약재가 건기식의 형태로 시장에 유통되면서 되려 한약에 대한 친밀감은 높아진 양면성이 있다. 편의점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숙취해소환도 산사, 갈화, 창출과 같이 한약재가 들어간 제품이다. 한의약은 대부분의 역사 기간 동안 양반이나 부유층들의 전유물이었다. 사극에서는 아프면 '의원'을 불러다 진료를 보지만 높은 지위에 있는 양반이 아니면 의원을 보기도 힘들었고 대부분 사람들은 동네에 의학서적 한두권 익힌 지식인들에게 약을 처방받거나 침을 맞던 것이 현실이었다. 지금 약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경옥고 같은 약은 조선시대에는 임금이나 편하게 먹고 양반들마저도 귀한 약이라고 아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