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을 처방할 때는 구성하는 개별 한약재의 특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한 학문을 본초학(本草學)이라고 합니다. 효능주치로 대표되는 약에 대한 설명이 존재하지만 최근 연구결과들을 보면 과연 한약이 특정 질병에 특이하게 작용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한약은 항산화, 항염증, 면역조절 효과를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개별 성분들이 기존에 알려진 효능을 일부 설명하지만 모두 그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이전 서적에서 전혀 언급되지 않은 효과가 실험을 통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는 실험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여러 유파들의 존재에서도 나타납니다. 같은 약재에 대해서도 다양한 효능을 이야기 합니다. 다른 약재에 대해서도 같은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어느 학파에서는 부자(附子)의 사용을..
온병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몇 가지 비슷한 궁금증들이 있습니다. 물론 온병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일부 질문들은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온병은 전염병 전문 이론이다? A. 아닙니다. 이전 글에도 설명드렸지만 온병은 전염병에 대응하면서 태동하긴 했으나 이론 체계가 구축되고 나서는 내상, 잡병, 부인, 소아 등 다양한 분야에 쓰입니다. 섭천사의 임증지남의안을 보면 전염병에 대한 기술이 있으나 그 외는 불면, 허로, 조잡 등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질환군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위기영혈, 역전심포 등 전염병 관련 이론 체계가 익숙해서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음이론, 기경병, 락병 등은 내상에도 두루 쓰일 수 있는 이론체계입니다. Q. 온병은 우리나라 현실에 안 맞..
우리나라를 포함해 각국이 백신 접종을 시작하거나 앞두면서 포스트 코로나 (Post COVID-19) 시대도 다가옴을 느낍니다. 완전한 종식은 내년에서나 기대를 할 수 있겠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이하 코로나)에 마스크와 상상도 못할만큼 큰 경제손실을 감내할 수 밖에 없었던 거리두기만으로 코로나에 맞서던 시기보다는 한결 나아질 것입니다. 코로나가 끝나면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1년 이상 코로나와 함께 살아왔던 지금, 이 질문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하고, 온라인에서 모이자고 하면 바로 오프라인에서 모이던 시기의 기억들이 희미해졌습니다. 상권은 재편되었으며 산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온라인을 기반..
한약은 과학적으로 규명될 수 있는 것인가? 바꿔말해, 한약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기전이 명확하게 밝혀질 것인가? 90년대 한약분쟁에서부터 한세대가 바뀌는 30여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다. 침이 처음 미국과 유럽에 소개되었을 때 미신이라고 치부하던 인식이 최근 30년 내에 MRI 등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통증을 치료하는 유효한 수단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한약은 침보다는 사정이 나았던 지 일제강점기에도 경성제대에서는 한약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었다. 한계도 명확한 편이다. 짚어두고 가야할 것은, 의료는 유효성과 안전성이 우선이라는 점이다. 환자가 어떤 증상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데 여기에 대해 어떻게 하니 낫고, 부작용도 많지 않더라 하는, 매우 단순한 지식 구조가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