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피, 지각, 지실, 향부자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1. 12. 21. 11:13진피, 지각, 지실, 향부자의 처방 활용

진피 (苦辛, 溫) 진피의 주치는 이기(理氣)이다. 상한론과 후세방의 약물 활용에서 가장 큰 차이를 들라고 하면 크게 두 가지다. 식욕부진, 소화불량을 위주로 하는 비위계 처방과 기울증을 처리하는 이기지제가 후세방에서 훨씬 많아진 점이다. 상한론에서도 이중탕이나 반하후박탕 등 보비약이나 이기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울증에 대해서는 후세방의 처방은 진피에서 시작한다. 진피는 우리나라에서는 두가지, 중국은 변종까지 약전에서 인정하고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진피가 유통이 되고 있다. 임증지남의안에서 신회피(新會皮)라 표현되어 있는 신회진피는 중국 광동성에서 나는 진피로 잘게 절단되어 유통되는 기존 진피와 달리 귤껍질을 손으로 그대로 깐 것처럼 넓게 펼쳐져 있다. 산물을 쓰는 경우도 있는 데, 어떤 것이 좀..

반하, 남성, 죽여, 죽력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1. 12. 20. 16:51반하, 남성, 죽여, 죽력의 처방 활용

반하 (辛, 溫) 반하는 주치는 화담(化痰)이다. 백출과 복령이 화습(化濕), 즉 담이 되기 이전의 습을 제거하는 역할이라면 반하부터는 본격적으로 유형의 담음을 처리한다. 담음을 습으로 돌리는 역할이며, 담음이 완고해지면 천남성을 가미해야 한다. 복진 소견에서는 심하의 압통이 확인되면 반하를 고려한다. 객담이나 소화기 증상, 맥진에서 교차 확인되면 반하를 넣어주는 것이 좋다. 담음 처리의 시작 약물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반하 이외에도 담음을 처리하는 약재는 많고 음허일 경우 반하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렇지만 반하를 빼고 처방을 구성하면 약력이 떨어지는 것도 경험한다. 입방(立方)의 묘가 필요한 부분이다. 반하의 약성이 맵고 온성이라고 하나 한열은 같이 조합하는 약재로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한증일 경우 ..

정치에 더 기대하실 게 있으십니까?
사회문화2021. 12. 14. 16:37정치에 더 기대하실 게 있으십니까?

이번 대선이 가장 시대정신을 반영하지 못하는 대선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 정부의 실책에 대한 발전적 대안보다는 정권교체만 주장하는 야당 후보와, 이에 대해 현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주장하지 못한 채 국민들이 우려하는 정책을 쏟아내는 여당 후보의 모습은 아무리 대선이라고는 하지만 정치를 구성하는 정책과 권력 중 권력 추구의 속살만 드러나는 느낌입니다. 정치란 원래 이런 것인가 싶으면서도 소위 'G7'이라 불리는 민주주의 선진 국가의 정치를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제가 그 나라에 살지 않으니 잘 모를 수 있지만 각국 주요 신문 1면을 보면 우리나라처럼 정치면이 많은 것을 장악한 나라가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대선이라고 하기에는 거의 아이돌 수준이 되어버린 정치인의 일거수일..

임상에서 쓰고 있는 한의학연구원 연구 결과물
온병학2021. 12. 10. 18:00임상에서 쓰고 있는 한의학연구원 연구 결과물

한 때 한의학연구원에서 연구에 매진했었다. 공중보건의로 시작한 연구원 생활이 계약직 연구원으로 3년 정도 더 있다가 나올 줄은 시작할 때는 몰랐었고, 그 시간 동안 30여 편의 논문과 학회 발표, 가끔씩 연구결과의 언론 보도 등을 겪었었다. 시간이 흘러 개원가에서 진료를 한지 5년이 다 되었다. 연구원에서 나와 진료를 할 때는 최대한 기존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진료를 하겠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지만 달라진 점은 있다. 바로 연구와 의료의 우선 관계이다. 연구를 할 때는 모든 의료행위가 근거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근거 없이 하는 행위는 요식행위라고 생각했고 장기적으로는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반대다. 의료행위는 위험을 동반한다. 어떤 시술을 할 때 위험성이..

독점은 생태계의 생존가능성을 낮춘다
경제현상2021. 11. 29. 10:54독점은 생태계의 생존가능성을 낮춘다

독점의 폐해는 경제학을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은 익숙하게 알고 있을 것이다. 시장에 공급자가 단 한 곳밖에 없어 공급자가 원하는 만큼 물건을 팔거나 안 팔고, 가격은 당연히 달라는 데로 줘야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독점. 독점의 폐해는 잘 알려져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줄이고 사회적 손실을 야기한다. 자원의 배분도 잘 안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한다. 여기서는 이러한 문제 외에도 상대적으로 언급이 덜 되었던, 독점으로 인해 야기되는 생태계 취약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독점의 폐해를 얘기하다보면 독점 기업은 완전 경쟁 시장일 때는 꿈도 못 꾸던 이익을 마음껏 영원히 누리는 식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에너지나 교통, IT 플랫폼 등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시장 자체가 아주 크지 않고 특히 ..

백신 없이 전염병을 마주해야 한다면?
사회문화2021. 11. 27. 10:55백신 없이 전염병을 마주해야 한다면?

단계적 일상 회복, 흔히 '위드 코로나'라고 하는 정책을 시행한 지 한 달이 다되어 간다. 앞서 다른 나라들이 봉쇄 해제를 하면서 나타났던 확진자, 위중증자, 사망자 급증 현상을 우리나라도 똑같이 따라가고 있다. 선별 진료소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고 음식점과 카페에서는 사람들이 좀 더 오래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지만 언제 다시 방역지침이 강화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생활하는 것도 사실이다. 대부분의 전염병이 그러하듯이 코로나도 계속 변이가 발생하고 있다. 변이 자체는 놀라운 현상은 아니지만 변이의 폭이 커서 백신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두려움은 매번 변이가 발견될 때마다 마주하고 있다. 계속 변이가 생겨서 결국은 백신이 무용해지거나 새로 백신을 만들기가 어려워진다면, 그래서 증상완화제나 치료제와 중..

국부와 정부출연연구기관
경제현상2021. 11. 24. 11:55국부와 정부출연연구기관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라는 곳이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에게는 낯선 곳이지만 이공계에서는 선망의 직장이자 안정적인 정규직을 제공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자금도 많다. 1년에 정부가 연구개발로 쓰는 돈이 30조 가까이 되는 데 이중 3분의 1을 여기에서 쓴다. 못해도 10조 넘는 돈이 쓰이는 기관이다. 출연연에 대한 평가는 처참하다. 출연연의 위기라는 말은 10년 전에도, 지금도 있다. 민간이라면 진작에 청산되었어야 할 기관들이 고도성장을 견인했다는 과거의 영광과 정부기관이라 없애기 어려운 현실이 10년 동안 단골 비판의 대상이 되는 신기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코로나 위기에서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용한 이유도 반도체와 백신이었다. 바꿔말하면 국가 위기에서 정부는 백신 확보에 무능..

이목구비를 만족시키는 단계가 있다
사회문화2021. 11. 22. 12:33이목구비를 만족시키는 단계가 있다

눈과 입과 코와 귀. 빛과 맛과 향과 소리. 우리가 늘 사용하는 감각기관과 느끼는 감각이다. 있을 때는 당연한 감각이지만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큰일이 난다. 이 감각을 만족시키고 극대화시키는 데 소비 시장은 전력을 다하고 있다. 감각은 매우 예민하면서 싫증을 쉽게 낸다. 싫증을 잘 내는 것이 특성이라 할 만큼 감각은 주의를 끌기 어려운 대상이다. 반대로 감각의 관심을 끌어내면 이성은 손쉽게 항복을 선언하고 감각이 원하는 데로 우리 몸을 움직일 수 있다. 싫증이 쉽게 나는 감각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흐름은 있다. 시간에 따라 변화도 한다. 사회는 변화를 바로 따라갈 수 없다. 그 변화를 읽어내고 만족시키는 방법을 실천한 사람들은 부와 명예를 거머쥐었다. 빛, 소리, 향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이를 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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