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반응이 뜨겁습니다. 의사협회와 환자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내용들이 있으며, 가장 쟁점인 의대정원 문제는 증원 원칙만 확인하고 구체적인 숫자는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정책 내용은 의대 정원 증원을 전제로 나름 정부에서 의사들을 대상으로 채찍과 당근을 같이 섞어 놨습니다. 대부분은 이전부터 논의되던 내용을 대통령이 직접 확인한 정도입니다. 당근이라고 하면 의료사고 과실 경감이 대표적입니다. 의사들은 실효성을 문제 삼고 있지만 의료계의 숙원임은 분명합니다. 졸업 후 일정기간 수련을 의무화한 것은 기존 의사들과 신규 의사들의 입장이 갈릴 부분입니다. 기존 개원의 입장에서는 공급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의료는 의료만의 문제가 아니라 온 나라가 골병이 들고 있..
의대 정원 문제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작년에 천여 명 증원 얘기가 나오다가 잠잠해졌는 데, 이번에는 2천 명을 증원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당연히 의사협회는 반대하고, 정부는 의사협회(의협)와의 협상 없이 증원을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가 아닌 고위 관계자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의협은 의정협의체라는 협상의 틀 안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협상이니까 한쪽이 강제로 끌고 나갈 수 없는 구조이며, 시간은 의협의 편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은 정책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의지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의대 정원 문제는 총선과 같은 대형 정치 행사가 끝나면 조용해지고, 조금만 더 버텨서 대선까지 넘기면 다시 원점에서 시작합..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가 2003년부터 준비되어 2005년부터 활동을 한 것에 비해서 출산율은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몇백조나 되는 예산을 썼는 데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세계 최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마저도 더 급격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나마 이 정도 예산을 써서 7~8년 전에 도달했을 1명 이하 출산율을 이 정도로 늦춰놓은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이미 심각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과연 저출산을 회복시킬 수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답은 '아니다'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출산율이 2명이 되었다고 가정해도 현재 20대 이하가 경제활동을 마무리하는 30년간은 저출산의 영향을 피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개발도..
2012년 18대 대선에서 논란이 되었던 것 중 하나가 '증세 없는 복지'였습니다. 복지예산은 날로 증가하는 데 현재 세금 규모로 충당이 가능하겠느냐에 대한 논쟁이었습니다. 이 논쟁은 어느 순간 쑥 들어갔습니다. 10년 전 얘기였고 증세가 바로 현실화될 것 같았으나 지금은 더 이상 논의가 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세수는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정부의 세수 예측이 몇 년 사이에 너무 남거나 너무 부족한 것을 예측 못해서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갑자기 나라가 부자가 되어서 세수가 늘었고 그 사이에 돈이 없어져서 세수가 부족한 것일까요? 유동성의 측면만 봐서 거칠게 얘기하면 그럴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예전부터 세수 부족이 예측되고 있었던 차에 코로나 극복을 위해 풀렸던 유동성이 각종 자산의 가치,..
인공지능은 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이전의 산업혁명들의 특징을 봐야 합니다. 산업혁명의 1차는 증기, 2차는 전기, 3차는 정보통신 혁명이라고 합니다. 수단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생산성의 급격한 증대를 이끌어 냈습니다. 증기기관차가 서울-인천을 마차로 오고 가는 데 12시간이 걸리던 것을 1시간 반으로 줄인 것이 대표적은 사례입니다. 정보통신 혁명을 통해 수십 명이 달라붙었던 서류 작업을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생산성의 향상 사례입니다. 인공지능은 어떻습니까? 좀 더 구체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에 한정한다면 일정 부분 생산성을 증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람이 직접 접 쓰고 그리던 글과 그림을 분초라는 시간 단위에서 만들어주는 것은 일상이 되었습니다. 필자도 마음만 먹고..
ChatGPT has been around for a while now, and some people just call it "Chat,". Deepl, which recently launched in South Korea, has also started offering subscriptions. The service itself is no different from Google's machine translation - Google's is free, Deepl's is paid - but Deepl's natural translation saves me the trouble of having to read the original text because of weird translations in tr..
챗GPT(ChatGPT)가 널리 알려진지도 꽤 되었습니다. 그냥 '챗'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ChatGPT의 최신 GPT-4 모델은 유료라 돈을 내고 쓰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딥엘(Deepl)도 1년 구독을 시작했습니다. 서비스 자체는 구글 기계 번역과 차이가 없습니다. 구글은 무료지만, 딥엘은 유료죠. 하지만 딥엘의 자연스러운 번역은 기존 기계번역에서 이상한 번역 때문에 원문을 읽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싹 날려버렸습니다. 뉴욕타임즈나 파이낸셜타임즈의 기사들을 번역한 것을 보면 국내 기자들이 썼나 싶을 정도로 깔끔합니다. 일부 신문에서 비문이 난무하는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인공지능이 더 글을 잘 쓰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코딩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이썬을 시작한지는 꽤 되었지만 원하..
독서에 관심을 가지거나 독서량을 늘려야겠다고 결심하면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크던 작던 서점에 가서 책을 읽거나 사고,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보기 위해 방문하거나 회원증을 만들어서 빌리기도 합니다. 전자책도 그중 하나입니다. 수많은 책을 다 사기는 어렵고, 전자책은 구독서비스처럼 무제한으로 정해진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전자책을 고민하면 같이 따라 붙는 것이 전자책을 읽는 도구입니다. 전자책 플랫폼들은 PC에서 폰, 전자책 리더기(이북리더기)까지 다양한 기기에서 책을 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에, 어떤 도구로 책을 읽을지에 대한 고민은 독자의 몫입니다. 그중 많이 고민하는 것이 e-Ink를 쓰는 전자책 리더기를 구입할지 여부입니다. e-Ink는 나온 지 꽤 되었지만 장단점이 명확해서 없어지지..
코로나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 지도 3년이 다 되어 간다. 코로나 이전에는 의사협회에서 비대면 진료는 입밖에도 못 꺼내게 하더니 코로나 환경 속에서 환자의 필요와 병원의 니즈가 맞아떨어졌는지 비대면 진료를 한정적으로 허용했다가 최근 다시 비대면 진료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미 수백만건의 처방이 비대면 진료로 나갔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위험성이 보고된 것이 없어서인지 의사협회는 전면적인 비대면 진료 거부보다는 초진은 반드시 내원하고 그 이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태도가 바뀐 것이 보인다. 그 이유는 여전히 안전성을 들고 있지만, 이미 이뤄진 수백만건의 비대면진료에 대해서는 안전성을 연구해 봐야 한다는 대답만 이야기하고 있다. 솔직해지자. 비대면진료를 전면허용하면 일부 대형병원으로..
순천자존 역천자망(順天者存 逆天者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늘을 따르는 자는 살고,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는 말입니다. 윗글의 출처를 명심보감으로 많이 듭니다. 명심보감의 천명편에 나와있는 데, 정작 명심보감은 천명에 대한 여러 고전을 인용하면서 제일 먼저 맹자를 언급합니다. 명심보감에서 인용한 맹자의 말은 이루(離婁)편에서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孟子曰:「天下有道,小德役大德,小賢役大賢;天下無道,小役大,弱役強。斯二者天也。順天者存,逆天者亡。 뜻을 새기면 아래와 같습니다.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천하에 도(道)가 있을 때에는 덕이 작은 사람이 덕이 큰 사람에게 부림을 당하고, 조금 현명한 사람이 크게 현명한 사람에게 부림을 당한다. 그러나 천하에 도가 없을 때에는 힘이 적은 사람이 힘이 센 사람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