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망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1)
경제현상2023. 2. 27. 12:02부동산 전망을 한번 해보겠습니다 (1)

자산가치를 전망하는 것은 언제나 조심스럽습니다. 잘 맞지도 않지만, 맞는 말을 해도 비난에 시달릴 수 있습니다. 차라리 무조건적인 비관론자나 낙관론자가 되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틀리면 가만히 있고 맞으면 자랑하면 되니까요.  그럼에도 부동산 전망을 해보려는 것은, 예측의 정확도를 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예측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제시되는 근거들의 타당성은 상대적으로 검증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2024년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그 이후 상승도 급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 근거로는 크게 2가지입니다.  먼저, 금리가 예전처럼 1~2% 대의 저금리의 시대를 2-3년내, 길게는 10년 동안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지금 연준은 강한 노동시장과 잡히지 않는 물가..

PA 간호사와 의대 정원 증가의 상관관계
사회문화2023. 2. 13. 11:37PA 간호사와 의대 정원 증가의 상관관계

최근 서울 모 대형병원의 병원장이 불법의료행위를 하는 PA (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를 채용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PA 간호사는 의사의 진료, 특히 수술을 도와주는 진료보조 간호사를 의미합니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 수술도 할 수 있는 데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의사 대신 수술에 들어가면서도 이에 대한 보호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PA 간호사는 대학병원이라면 없는 곳이 드물다고 합니다.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5천명에 육박한다는 언론 보도도 있습니다. 의료계에서는 PA 간호사가 의사 대신 수술하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로 간주됩니다. 워낙 PA 간호사들이 숙달되다 보니 환자들의 만족도를 위해서라도 계속 맡기게 ..

결혼식은 스드메, 장례식은 수관함 (수의, 관, 유골함)
사회문화2023. 2. 11. 15:27결혼식은 스드메, 장례식은 수관함 (수의, 관, 유골함)

고령인구가 늘어나고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지면서 장례식에 갈 일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결혼은 줄어들고 장례가 늘어나다 보니 결혼식장이었던 곳이 장례식장으로 바뀌는 것도 드물지 않으며, 장례지도사의 활약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혼식처럼 장례식도 본인 또는 가족이 주관해서 자주 치르는 행사는 아닙니다. 결혼식은 평생 한번 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장례식도 부모님에 한정해서 부고를 내고 상주가 되어 치르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장례식의 경우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님 또는 가족을 보내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다 보니 비용이 들더라도 돈을 써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막상 장례식장과 상조회사에 견적을 받아보면 소위 '남들 보기에 번듯한' 장례식을 치르는 것이 쉽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처음 놀라는 것은..

결혼의 사회학
사회문화2023. 2. 6. 12:04결혼의 사회학

초저출산 시대, 결혼은 더 이상 큰 의미 없는 소수의 관심사일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가족들 뿐만 아니라 심지어 친한 친구의 아버님마저도 '혼자 사는 것이 괜찮은 것인지 생각해 봐라'라고 제 친구한테 얘기해서 저한테 들릴 정도니 적어도 제가 아끼는 사람들의 바람 중 하나가 결혼이 맞고, 이를 미루거나 포기하면 안타까워할 것입니다. 저는 결혼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가졌을 뿐입니다. 그러다 최근 다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왜 사람들을 소개받고 만나도 아직까지 결혼을 못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제 나름대로 사회학적인 분석을 해 봤습니다. 결혼식을 하면 신랑신부가 하는 선서가 있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죽음이 서로를 갈라놓을 때까지..

낡아가는 일본, 슬퍼지는 청춘의 기억
사회문화2023. 1. 27. 17:09낡아가는 일본, 슬퍼지는 청춘의 기억

처음으로 일본을 갔던 것은 2007년이었습니다. JR패스라는, 기간을 정해 놓고 자유롭게 기차를 탈 수 있는 표를 가지고 부산으로 간 다음 후쿠오카로 배를 타고 들어가서 오사카-도쿄-오사카-교토-나가사키-후쿠오카까지 8일 동안 여행하는 일정이었습니다. 그때의 일본은 별천지였습니다. 세상을 알아가는 나이인 20대의 호기심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좁은 KTX 밖에 없던 시절에 넓고 편안하며 진동도 없는 신칸센을 탔던 것부터,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는 시부야역의 깨끗한 공중화장실과,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줄을 새치기하는 사람도 보기 힘들었고, 길에 놓인 물건이라도 자기것이 아니면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가전양판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최신 제품들이 즐비했고, 백화..

국민건강보험의 종말 (1) -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사회문화2023. 1. 15. 14:00국민건강보험의 종말 (1) - 더 이상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의료체계로 영국의 NHS(the National Health Service)가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표방했던 복지 국가 영국의 모습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제도이자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과 비교되고, 실제로도 정책시행에서 근거중심의학(Evidence-based Medicine) 등 여러 개념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최근 NHS의 모습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다. 영국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에 따르면 NHS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와 일반의(GP)의 만족도가 최근 30년간 가장 낮은 상태라고 한다. 2010년대에 60%의 만족도를 보이다가 2021년도에는 30%로 곤두박질친 것이다. 간호사들은 임금인상을 주장하며 파업을 벌이기도 했고, 2022년..

전세가 없어진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경제현상2023. 1. 11. 14:37전세가 없어진다면 우리는 행복할까?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인플레이션을 잡는다는 명목으로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한 지도 1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생필품부터 외식, 여행 등 여러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상승부터 대출과 예금 이자의 변화까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그중 가장 피부에 와닿는 것 중 하나는 부동산이고, 전세의 종말이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라고들 한다. 일부 국가에서 비슷한 제도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규모에서 전세가 이렇게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은 거의 유일하다고 한다. 목돈을 집주인한테 맡겨놓고 일정기간 거주하는 전세는 대한민국의 시작과 함께 했지만 어느새 그 끝을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 이전에도 전세가 끝났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저금리로 인한 갭투자와 코로나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성이 ..

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와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
경제현상2022. 12. 30. 12:04중국의 코로나 봉쇄 해제와 진정한 포스트 코로나

불과 몇 개월 전까지 중국은 소위 '제로코로나' 라는 명목으로 엄격한 격리와 선제적인 대규모 PCR 검사를 강제했다.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중국 국민들로부터 엄격한 방역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왔고, 시진핑 정권은 불만에 대해 미리 준비라도 했다는 듯 바로 모든 봉쇄를 풀기 시작했다. 과도기를 거쳐 통제를 해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중국은 중간 단계가 없이 바로 풀었고 예상했던 데로 대규모 환자와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인 집계를 안 하기 때문에 대부분 환자와 사망자 숫자를 예측모델을 동원해 추정한다. 간단하게 계산하면 13억 인구가 코로나에 다 걸렸을 때, 코로나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0.2%라면 260만 명이 사망한다. 문제는 0.2%의 치명률이 mRNA 백신기준이고 중국이 주..

세상의 모든 책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사회문화2022. 12. 29. 12:12세상의 모든 책은 두 가지 중 하나다

책을 쓰다 보면 책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 독자로서의 관점뿐만 아니라 책을 만드는 사람의 관점이 생긴다. 수 많은 책들이 놓인 서점에서 어떤 책을 집어서 열어보고, 계속 읽고 싶어서 사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똑같지만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대부분 독자들은 서점 입구 바로 옆에 있는 베스트셀러 가판대의 책들을 먼저 살펴볼 것이다. 알만한 사람이 쓴 책이거나 관심 있던 주제면 손길이 가고 한 번쯤 열어볼 것이고, 거기서 매력을 느끼면 좀 더 읽거나 책을 사게 된다. 그 다음에는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이 모인 곳으로 이동한다. 대부분 경영경제나 자기계발 코너가 가까이 있다. 특별한 목적 없이 서점을 찾은 사람들이 많이 찾는 분야이기도 하다. 표지는 화려하고 홍보문구는 자극적이다. 저자의 사진을 넣어..

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경제현상2022. 12. 15. 16:3490년대를 기억하십니까?

2022년 마지막 연방준비제도 금리회의에서 금리 인상폭을 0.5%로 올리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이전의 금리인상폭에 비해서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금리는 계속 오르고 있으며, 금리의 인하는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코노미스트 등 유수의 경제지에서는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경기 침체를 야기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금리를 높인다는 것은 돈의 값을 올린다는 의미입니다. 돈을 빌리는 값이 비싸니 돈을 빌려서 사업을 하거나 투자를 하기 쉽지 않습니다. 제로 금리에 가까웠던 코로나 이전에는 뭔가 그럴듯한 것을 내놓으면 돈이 몰리는 시기였고, 물건과 서비스의 질은 나중의 문제였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5% 예금도 나오는 시기에 이보다 더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만들기는 2% 저금리 때보다는 어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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