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전론
온병학2022. 2. 9. 11:54탕전론

한약의 탕전은 기존 서적에서는 생각보다는 상세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상한론의 계지탕이 약을 끓이고 복용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적었고, 다른 처방들도 이에 준한다고 하나 지금은 한의원 또는 원외탕전에서 탕전을 해서 포장을 해서 복용하는 시대이다. 적어도 옹기 약탕기에 물 얼마를 넣고 얼마를 빼고 하는 식의 방법만으로는 지금의 약 조제 환경에 적합한 기준을 세우기 어려운 것이다. 첩이라는 개념도 마찬가지다. 기존 의서의 용량은 모두 1첩을 기준으로 한다. 첩지에 싸서 보관했다가 처방한다는 개념인데, 원래는 환자의 몸상태에 따라 그때그때 2-3일 분량의 약을 조제해서 복용시킨 후 약량을 조절하여 다시 투여하는 개념이었다. 첩지도 양반이나 서민들을 위한 것이었지 궁궐의 왕들은 약방에서 바로 계량해서 끓인 약을 복..

2천년 전의 부자되기, 화식열전을 읽고 나서
경제현상2022. 2. 7. 15:322천년 전의 부자되기, 화식열전을 읽고 나서

최근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사실상 마지막 부분, 화식열전을 읽었습니다. (사기의 원문과 해석, 그리고 제가 추천하는 화식열전에 대한 전문가 강의 유튜브는 이 글 맨 아래에 링크했습니다) 모든 역사책의 으뜸인 사기는 그 위상만큼이나 엄청난 비난에 시달린 책입니다.  기전체, 편년체 등 중국에서 쓰인 역사서적은 일정한 서술의 틀이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선왕조실록은 날짜에 따라 써 내려간 편년체지만 사기를 비롯해 한서, 삼국지, 구당서, 신당서, 송사 등 왕조의 역사를 기록하는 책은 모두 본기-세가-열전의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기는 황제, 세가는 왕 등 제후, 열전은 그 외 인물들을 기록하는 데, 철저히 계급의 구조입니다. 정작 사기는 기전체의 원조로 불리지만 계급 구조를 엄격히 지키지는 않았습니다..

약재 하나가 하나의 처방 一味一方
온병학2022. 2. 7. 10:59약재 하나가 하나의 처방 一味一方

한약의 처방은 약재의 조합으로 결정된다. 개별 약재의 발견과 전파, 한의학 체계로의 편입 또한 많은 시간 소요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진행된다. 이 과정 또한 중요하지만 몇몇 사람의 인력으로 쉽게 되는 것도 아니고, 또 기존에 알려진 약재만 해도 상당히 다양하기 때문에 일선 임상현장에서는 잘 알려진 약재의 활용에 주력하는 것이 피부에 와닿는 것이다. 요즘처럼 약전에 등록되어 있거나 적어도 식품재료로라도 올라가 있어야 사용하는 데 무리가 없는 분위기에서는 좋은 효능을 가진 약재 하나의 힘보다는 최적의 조합을 찾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약재 조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쪽은 아무래도 상한론을 위시한 고방에 있다. 후세방은 기본방 단위로 조합을 하다 보니 약재를 한 20가지 정도로 구성하고 나면 딱히 걸리..

후박, 천궁, 감초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25. 13:54후박, 천궁, 감초의 처방 활용

후박 (苦辛, 溫) 후박은 한증의 흉복만을 다스리는 약이다. 섭천사는 "厚朴通陽明"이라는 말로 후박을 정의했다. 양명, 즉 위를 통하게 하는 약으로 후박을 사용했고, 따뜻한 약성이니 주로 비양허가 원인인 질환에 후박을 사용한 증례가 많다. 흉완부위의 저항은 주로 지각이나 지실로 처리하나 둘 다 약성이 따뜻하지는 않다. 진피가 따뜻한 약성을 가지고 있으나 복부의 창만까지 처리하려면 후박이 필요하다. 복진시 중완 이하의 복부가 저항이 있으면 사용하며, 승기탕의 예처럼 사기나 조시 등 복만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거하는 약을 같이 배오한다. 천궁 (辛, 溫) 천궁은 중상초의 혈울을 다스리는 약이다. 강황이나 울금 등 중상초를 병위로 하는 어혈약들은 있지만 천궁은 어혈보다는 혈울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적절할 ..

행인, 절패모, 천패모, 사삼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22. 16:28행인, 절패모, 천패모, 사삼의 처방 활용

행인 (苦, 微溫) 행인은 윤성의 강기지해평천의 약이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다른 의사들이 치료하다 잘 낫지 않은 환자들의 치료한 의안이 많다. 주로 온병처방이 아닌 기존의 처방을 쓰다가 별무호전 또는 악화되어서 온병처방 또는 정반대의 약성을 지닌 처방으로 치료를 하는 내용이다. 의안에서는 폐로 가는 차가운 약을 함부로 써서 악화된다거나 그런 약을 쓰면 안 된다고 여러번 주의를 당부한다. 보통 쓰고 차가운 약을 일컫는 말로 폐와 위의 음액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존의 폐와 상초로 귀경하는 약물 대신 많이 활용한 것이 행인이다. 행인은 쓴 맛을 가지고 있으나 온성이며 기름기가 많은 윤성의 폐약이다. 행인이 마황탕 등에서 쓰이고 후세방에서는 행소음 등 쓰임이 상대적으로 적고 본방의 가미 개..

지골피, 귀판, 별갑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21. 17:12지골피, 귀판, 별갑의 처방 활용

지골피 (甘, 寒) 지골피는 중상초 음허의 발열 증상에 대응한다. 구기자나무의 뿌리껍질로 구기자는 보음, 지골피는 음허발열의 청열을 담당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나 임증지남의안에서는 같이 쓰인 예가 없다. 구기자는 간신음허에 대응하지만 지골피는 중초와 상초의 음허와 함께 나타난 발열을 처리한다. 기침, 해혈 등 상초의 증상을 보이는 증상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옥죽, 사삼, 맥문동, 생지황, 현삼 등과 배오가 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골피는 약성이 완만하여 2돈 이상 처방하는 것이 좋다. 귀판(鹹甘, 微寒) 귀판은 잠양익신양혈의 약이다. 귀판과 별갑은 둘다 위로 떠오른 양기를 잡아 내리는 역할을 한다. 다만 귀판은 한열보다는 보혈보음에 좀 더 강점이 있어서 숙지황, 구기자 등 온전히 보음을 하는 ..

금은화, 방풍, 앵피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20. 18:05금은화, 방풍, 앵피의 처방 활용

금은화 (甘, 寒) 금은화는 감한해표(甘寒解表)의 약이다. 온병에서는 맵고 쓰며 뜨거운 표증약들을 꺼린다. 진액을 소모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습사가 껴있는 표증에서 발한은 상한론부터 금기로 규정하고 있다. 그렇다고 표증약을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금은화는 표증약임에도 불구하고 감한지제이다. 온병만의 변증 체계인 삼초변증에서 상초에 사기가 들어왔을 때 가벼운 약재로 발산하는 의미로서 금은화를 사용한다. 유명한 은교산이 이런 의미로 사용된 것이다. 금은화는 병위와는 별도로 각종 옹종, 창양에도 사용된다. 습열이 피부와 기육간에 있는 옹종에서는 열을 식히면서도 피부의 진액을 보존해야 하는 데 금은화가 적절한 약이라고 본 것 같다. 임증지남의안에서는 금은화를 달여서 한번 증류한 금은화로(露)라는 용법이 ..

산조인, 석고, 지모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18. 13:56산조인, 석고, 지모의 처방 활용

산조인 (甘酸, 平) 산조인은 영심안면(寧心安眠)의 약이다. 산조인의 효능은 산조인탕으로 대부분, 귀비탕으로 나머지를 설명할 수 있을 만큼 효능이 뚜렷하다. 바로 불면을 포함한 수면 장애가 적응증이다. 수면장애는 잠 드는 것이 어려운 입면 장애, 중간에 깨거나 잠을 깊이 들지 못하는 REM 수면 등이 있으나 우선 수면시간이 7시간 정도인지, 중간에 깨는지는 확인한다. 수면은 사람마다 편차가 많은 것처럼 보이나 수면시간이 적으면 면역력 저하로 인해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수면의 질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임증지남의안에서도 불면에는 산조인탕을 중심으로 처방을 구성한다. 산조인이 음액을 거두고 진정작용도 같이 있긴 하나 불면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다른 약들로 ..

황금, 황련, 황백, 치자, 두시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14. 16:17황금, 황련, 황백, 치자, 두시의 처방 활용

황금 (苦, 寒) 황금은 상초의 습열을 제거하는 약이다. 황금, 황련, 황백, 치자는 황련해독탕의 구성 약재이면서 상중하 삼초의 열을 제거하는 약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실제 처방에서는 용례가 생각보다 구분되어서 사용되는 편이다. 황금은 상초의 습열로 소화기로는 식도와 위장 상부에 해당된다. 열증과 소화기 증상이 있고 위로 열이 올라오는 경우, 복진에서 심하의 저항과 약한 압통이 있는 경우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황금은 임증지남의안에서 황련과 달리 진액을 공격하고 응삽하는 성질이 있어 섭천사 본인이 만든 처방에는 잘 쓰이지 않았지만 심하비증의 사심탕을 운용할 때에는 원방의 의의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의안에서 상당히 많은 사용례가 남겨져 있다. 다만 용량은 1돈 이내로 쓰고 황금을 물로 한번 씻어서 ..

두충, 사원자, 구척, 속단의 처방 활용
온병학2022. 1. 11. 12:59두충, 사원자, 구척, 속단의 처방 활용

두충 (甘, 溫) 두충은 간신허로 인한 근골무력(筋骨無力)에 쓴다. 두충은 소금물에 볶은 염자를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생 두충은 점액질이 있어 가공이 까다롭기도 하고 실험에서 염자를 한 두중이 혈압강하 효과가 높다는 결과도 있다. 간신이 허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온성 약이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간신, 특히 신장은 음양 모두 허증이 잘 나타나면서도 조열한 약을 쓰는 것을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온성이면서 점액질이 어느 정도 있는 약재들을 선호하게 된다. 두충도 그 중 하나로 음양허에 구분되기보다는 하지의 무력 또는 각종 약화 증상에 활용할 수 있으며 임산부의 태동불안도 적응증 중 하나다. 사원자 (甘, 溫) 사원자는 신양을 보하는 약이다. 정을 단단하게 하고 새는 소변을 막는다. 사원자는 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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